조금씩 시야가 좁아지다 실명… 눈치채기 어려운 '이 질환'

신소영 기자 2024. 1.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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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증상이 없는 녹내장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예후가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녹내장은 치료가 쉽지 않고, 주요 실명 원인으로 알려진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녹내장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조기 발견해 치료할 수 있을까?

◇시야 좁아지지만, 초기엔 증상 알아채기 어려워
녹내장은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시신경' 손상으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 수는 2018년 90만8115명에서 2022년 112만691명으로 5년새 23% 증가했다. 남녀 발병 비율은 비슷하며 6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한다.

녹내장은 초, 중기까지는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주변 시야가 천천히 좁아지며 중심 시력은 말기까지 보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급성 녹내장의 경우에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흐려 보이며, 안구 통증,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시신경 손상이 많이 진행되면 시야가 매우 좁아져 계단을 헛디뎌 넘어지거나, 낮은 문턱 또는 간판에 머리를 부딪치기도 한다. 또, 운전 중 표지판이나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안압 상승, 고도근시가 위험 요인
녹내장의 주요 위험 요인은 안압 상승이다. 우리 눈은 안압을 유지하기 위해 방수라는 액체를 끊임없이 생성하고 섬유주라는 구조물을 통해 유출한다. 어떤 강한 압력으로 시신경이 눌려 점점 손상되고, 방수 유출에 문제가 생기면 안압이 오르고 녹내장으로 진행한다. 다만, 최근에는 안압이 정상인 녹내장(정산안압 녹내장)도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고도근시도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의 위험요인이다. 정상 안구 길이는 22~24mm인데, 고도 근시는 안구 길이가 29~30mm까지 길어지며 망막 두께가 얇아지고, 시신경 모양에도 변형이 생겨 녹내장성 손상에 취약해진다. 그 외 ▲40세 이상의 나이 ▲녹내장 가족력 ▲혈액 순환 장애 ▲고혈압 ▲당뇨 등이 녹내장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다.

녹내장은 방수 유출 기능 저하의 원인에 따라 원발녹내장과 이차녹내장으로 나뉜다. 원발녹내장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녹내장이다. 이차녹내장은 당뇨 합병증으로 신생 혈관이 늘어나는 신생혈관녹내장과 눈 속 염증으로 방수가 지나가는 길이 막히는 포도막염녹내장이 있다. 또한, 섬유주가 있는 ‘각’이라는 공간 개방 여부에 따라 개방각 또는 폐쇄각 녹내장으로 분류한다. 안압이 오르는 속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위험군이라면 정기 검진하고 금주해야
녹내장이 의심되면 시야 검사를 통해 시야 결손 유무를 확인하고, 여러 정밀 검사도 함께 받아봐야 한다. 안저 검사, 빛간섭단층촬영, 세극등 현미경 검사 등을 통해 눈 안쪽을 살피고, 시신경 혈류 및 시신경유두를 관찰하며, 망막 신경 섬유층 두께도 측정한다.

녹내장 치료는 시신경을 보호해 녹내장 진행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선 하루에 1회~수 회까지 안구에 안압하강제를 점안해 안압을 낮추고 시신경 혈액 순환을 개선한다. 만약 효과가 덜하거나 부작용이 있다면 레이저 홍채절개술이나 레이저 섬유주성형술 등 레이저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섬유주 절제술 ▲방수유출장치 삽입술 ▲최소 침습 녹내장 수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야 치료 및 예후에 좋다. 만약 녹내장을 진단받았거나,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녹내장으로 한 번 시력이 나빠지면 치료해도 회복되기 어렵다. 평소엔 항산화 효과가 있는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안압을 떨어뜨리는 유산소 운동을 중점적으로 해주면 좋다.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물구나무를 서는 건 안압을 높일 수 있어 피한다. 금연·금주는 필수다. 녹내장 환자가 금주하면 실명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서울대병원의 연구 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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