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다 10연승 SK, 워니로 찌르고 방패로 막는다

이준목 2024. 1. 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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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즈의 활약-오세근의 부활이 변수... 워니 과부하 고려해야

[이준목 기자]

자밀 워니를 앞세운 서울 SK 나이츠가 올시즌 프로농구 최다인 10연승 행진을 질주했다. 1월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SK는 고양 소노에 87-61로 완승을 거뒀다.

에이스 워니가 23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오재현(14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과 최부경(11점 5리바운드), 안영준(12점)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워니를 뒷받침했다.

SK는 이날 주전 가드 김선형이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고, 3점슛은 15개를 시도하여 겨우 3개(20%)를 성공시키는데 그쳤지만 대승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초반부터 탄탄한 수비로 소노의 양궁부대를 봉쇄하며 단 한 쿼터도 18점 이상을 내주지 않고 60점대로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SK는 속공으로 18점, 소노의 턴오버를 이용한 역공으로 15점을 뽑아냈으며, 자유투는 19개를 얻어냈다. 워니가 놓친 단 한 개(7/8)을 제외하면 18개를 모두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3점 부진을 만회했다.

SK가 두 자릿수 연승을 기록한 것은 15연승을 거뒀던 2021-22시즌 이후 2년만이다. 지난 2022-23시즌에는 6라운드 전승으로 9연승을 달성한 바 있다. 또한 SK는 이날 승리로 20승 (8패) 고지에 오르며 선두 원주 DB(23승 6패)를 2.5게임차이로 추격했다.

SK 10연승의 원동력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SK와 고양 소노의 경기. SK 자밀 워니가 리바운드를 잡아내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
ⓒ 연합뉴스
 
SK 10연승의 원동력은 워니라는 든든한 창과, 질식수비라는 묵직한 방패다.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워니는 올시즌도 경기당 26점(전체 1위), 11.6리바운드, 3.8 어시스트, 1.2 블록을 기록하는 독보적인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패리스 배스(KT), 디드릭 로슨(DB) 등과 함께 올시즌 유력한 외국인 선수 MVP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워니는 조니 맥도웰(전 현대), 라건아(부산 KCC)와 함께 외국인 MVP 공동 최다인 3회 수상자다. 올시즌에도 MVP를 차지한다면 4회로 단독 1위이자 3년연속 수상이 된다. 올해로 KBL 5년차인 워니는 각종 지표에서 MVP를 수상했던 지난 3번의 시즌을 오히려 능가하는 '커리어하이'에 도전하고 있다.

올시즌 SK는 노장 듀오 김선형과 오세근의 활약이 주춤하면서 워니의 공수 부담이 가중된 상태였다. SK의 상대팀들에게는 당연히 워니가 집중견제 대상 1순위다. 그럼에도 워니의 위력에는 변함이 없다.

워니는 지난해 10월 21일 정관장과의 개막전부터 시즌 최다인 46점을 넣은 것을 비롯하여 출전한 26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득점을 올렸다. 20-10(득점-리바운드)을 15회나 기록했고, 30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린 것은 8경기였다. 벌써 전 구단을 상대로 모두 20득점 이상 경기를 기록할만큼 특별한 천적도 없었다.

워니의 진정한 장점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어떻게는 최소한의 자기 몫을 해준다는 점이다. 이날 소노전에서 워니는 장염증세로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팀사정상 30분 57초나 소화하며 공수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다.

지난 시즌 팀득점 1위(84.8점)의 화끈한 공격농구를 자랑했던 SK는 올시즌에는 득점 1위 워니를 보유했음에도 80.7점으로 10개구단중 겨우 8위에 그치고 있다. 현대농구의 대표 트렌드인 3점슛은 경기당 6.5개로 리그 최하위로 성공률로 30.3%에 불과할만큼 팀 공격 지표 대부분이 하위권이다.

이처럼 경기력이 답답했던 순간마다 승수를 쌓을 수 있었던 건, 워니가 개인능력으로 돌파구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또한 다소 무뎌진 창은 든든한 방패로 보완하고 있다. SK는 올시즌 77.2실점으로 창원 LG(76.4실점) 다음으로 적은 실점만 허용한 수비의 팀으로 컬러기 바뀌었다. 특히 최근 10연승 기간 동안에는 불과 70.2점만 내줬다.

SK의 다음 과제는 워니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과 3점슛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워니가 잘해주고 있지만 리그 최다인 평균 34분 34초에 이르는 출장시간은 시즌 후반기 과부하를 우려해야 할 수준이다. 3점슛이 좀더 살아나야 워니에게 쏠리는 수비 부담도 덜어낼 수 있다. 김선형의 공백을 최대한 메워줘야 할 고메즈의 활약과 기복이 심한 오세근의 부활도 SK의 연승행진을 좌우할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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