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하자는 거냐”…김동철 한전 사장 신년사에 ‘시끌’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4. 1. 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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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연합뉴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의 신년사를 두고 회사 안팎으로 논란이 거세다. 김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10년동안 매출액을 7배나 성장시킨 이탈리아 에넬(ENEL)처럼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부분 때문이다. 에넬은 1999년 민영화된 전력 회사다. 한전 직원들은 “민영화하자는 거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의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도 비판 의견을 쏟아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전 측은 민영화하자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동철 사장은 1월 2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사장은 부진에 빠진 한전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런데 일부 표현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김 사장은 “공기업의 틀을 벗어나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KT와 포스코, 국영 기업에서 벗어나 국민 기업으로 탈바꿈해 최근 10년동안 매출액을 7배나 성장시킨 이탈리아 에넬처럼, 우리도 이제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신년사에 언급한 회사는 모두 민영화된 회사다. 특히 매출 7배를 성장시킨 에넬의 경우 이탈리아 전기 요금을 폭등시킨 주범으로 꼽히는 곳이다. 해당 표현이 알려지며 직원들로부터 논란이 거세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전 직원은 “민영화하자는 말이랑 무엇이 다르냐”며 반감을 표했다.

외부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월 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한 해만 이탈리아에서 전기 요금이 300% 이상 폭등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다”며 “ ‘매출액 7배’라는 환상은 민간 재벌이 이득을 취한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전은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한전 관계자는 “신년사에서 전 직원에게 강조한 것은 ‘공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주인의식을 가져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더 나아가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신년사에서 이탈리아 전력 회사 에넬 사례를 든 것과 관련해서도 “사업 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로 인용한 것일 뿐, 민영화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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