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뽑다가 병 옮을까 두려워" 10명 중 4명…헌혈 막는 대표적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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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1시께 서울 성동구 헌혈의집 한양대역 센터.
'오늘 당신의 헌혈이 누군가의 내일이 됩니다'와 급하게 노란색 종이로 덧붙인 '헌혈기념품 1+1'이라는 문구가 무색하게 헌혈의집 안내문에 눈길을 주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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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1시께 서울 성동구 헌혈의집 한양대역 센터. '오늘 당신의 헌혈이 누군가의 내일이 됩니다'와 급하게 노란색 종이로 덧붙인 '헌혈기념품 1+1'이라는 문구가 무색하게 헌혈의집 안내문에 눈길을 주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헌혈의집은 한양대와 개찰구를 잇는 곳에 있지만, 행인들은 그곳에 무엇도 존재하지도 않는 듯 발길을 옮길 뿐이었다. 내부도 한적했다. 5명이 헌혈을 받고 있었지만, 헌혈 대기자는 0명에 그쳤다. 김모씨(23·여)는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막상 헌혈하기 위해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혹시 건강에 좋지 않을까 걱정도 돼 잘 찾지 못한다"고 했다.
혈액 수급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헌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오해가 여전히 널리 퍼져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헌혈의 안전성은 검증됐고, 오히려 건강 관리에 유익한 부분이 있다고 제언했다.
4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헌혈 건수는 2019년 261만여명, 2020년 243만여명, 2021년 241만여명으로 감소 중이다. 지난해 244만여명으로 반등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여전히 20만건 가까이 부족한 수준이다. 3일 기준 혈액보유량도 6.2일에 그친다. 혈액 수급 위기 단계는 보유량이 적정 수준인 5일분보다 적으면 '관심', 3일분 미만이면 '주의', 2일분 미만이면 '경계', 1일분 미만이면 '심각' 단계로 분류한다.
혈액 보유량은 현재 적정 수준이지만, 기준치인 5일분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라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전체 헌혈량 중 10~20대 헌혈이 약 54%를 차지할 만큼 청년층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겨울방학과 명절 연휴가 낀 1∼2월에는 이들의 헌혈 참여량이 줄어 전체 혈액 보유량도 덩달아 감소할 것이란 것이 대한적십자사의 예상이다.
시민들이 헌혈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헌혈에 대한 오해가 꼽힌다. 헌혈 부작용에 대한 우려다. 지난달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 남녀(만 19~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 헌혈 경험 및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2.5%가 '헌혈을 하다 코로나19 등과 같은 전염병이 옮지는 않을까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답변도 29.9%에 달했다.
하지만 헌혈로 인해 질병에 걸릴 위험은 없다. 헌혈에 사용하는 바늘과 혈액백 등 모든 의료기기는 무균처리된 일회용 제품으로 한번 사용 후 모두 폐기된다. 오히려 헌혈 시 맥박과 혈압, 체온, 헤모글로빈 수치 등을 체크하고 ALT, 총단백, B형, C형간염, 매독, 말라리아, 비예기항체, 혈액형 아형 등을 검사해 결과를 알려주기에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남궁인 이화여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인체 혈액의 15%는 여분이기에 10%를 빼더라도 어떤 증상이나 후유증 없이 회복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혈액 및 감염 관리 또한 세계적인 수준이라 헌혈 과정에서 감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헌혈한 피를 사용할 수 있는지 검사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건강 검진도 이뤄진다. 건강관리에도 용이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도 "채혈용 의료소모품은 멸균처리된 제품을 일회용으로만 사용해 감염병 전염 우려는 없다"며 "혈액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고, 건강에 아무런 지장 없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행위가 헌혈"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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