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변’ 협박하더니… 북, 서해 포격 도발

이종선 2024. 1. 6.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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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해상에서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와 연평도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우리 군은 대응 해상사격을 했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하기 전에도 해상 완충구역에서 사격훈련을 했다.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우리 군도 서북도서에서 대응 해상사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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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연평도 북방에 200여발
주민 920여명 대피·여객선 통제
軍, K9·전차포로 대응 사격훈련
서해 최북단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 주민들이 5일 북한의 해상 포격 도발로 대피령이 내려지자 대피소에서 머무르고 있다. 북한이 13개월 만에 해상 포격 도발을 재개하면서 서북도서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서해상에서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와 연평도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우리 군은 대응 해상사격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북한의 군사 도발이 현실화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96일 앞으로 다가온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대남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5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북한군이 오늘 오전 9시쯤부터 11시쯤까지 (인천 옹진군)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탄착지점은 북방한계선(NLL)의 북방 일대다. 북한 사격에 따른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합참은 “이번 포격은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한 이후, 서해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해상 완충구역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해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서해와 동해의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설정된 구역이다. 해상 완충구역에서 포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하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하기 전에도 해상 완충구역에서 사격훈련을 했다. 북한의 해상 완충구역 사격 재개는 2022년 12월 5일 이후 13개월 만이다. 합참은 “이러한 위기 고조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우리 군도 서북도서에서 대응 해상사격을 했다. 백령도에 있는 해병 6여단과 연평도 소재 연평부대는 오후 3시쯤부터 K9 자주포와 전차포 등을 동원해 해상 사격훈련을 했다.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부대가 해상 사격훈련을 하기는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처음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합참 전투통제실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간 점검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즉·강·끝’(즉시 강력히 끝까지 응징한다) 원칙에 따라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완전히 초토화하겠다는 응징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북도서를 관할하는 인천 옹진군에 따르면 연평면사무소와 백령면사무소는 오후 12시2분쯤 안내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연평도에서는 520여명이 대피소 8곳에, 백령도에선 주민 350여명이 대피소 29곳으로 피했다. 대청도에서는 50여명이 대피했다. 인천과 연평도·백령도를 오갈 예정이었던 여객선 3척의 운항은 모두 통제됐다. 대피령은 3시간30분 지난 5일 오후 3시43분쯤 해제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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