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고조되는 한반도… 주민 “아침 바닷가에서 펑펑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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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정오 무렵, 북한 장산곶으로부터 13㎞ 떨어진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주민들은 대피소로 안전하게 이동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시작됐다.
인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군부대 연락을 받고 실시한 안내방송이었다.
대피한 백령도·연평도 주민들은 북한의 포 사격 소리를 처음 듣는 건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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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부터 6차례 대피 안내방송
일부는 불안감에 해제 후에도 남아
“보다 공세적인 군사전략 가능성”
5일 정오 무렵, 북한 장산곶으로부터 13㎞ 떨어진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주민들은 대피소로 안전하게 이동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시작됐다. 인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군부대 연락을 받고 실시한 안내방송이었다. 주민 350여명이 29개의 대피호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근 바닷가에서 조업을 하거나 건물 밖에 있던 이들은 “‘펑펑’ 하는 포 사격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연평도 주민 520여명도 비슷한 시각에 이뤄진 안내방송을 듣고 서둘러 8개의 대피호에 나눠 피했다. 대피호마다 연평면사무소 직원 2명이 배치돼 불안해하는 주민들을 인솔했다. 낮 12시2분에 시작된 안내방송은 오후 3시 우리 군이 서북도서 일대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할 때까지 30분 간격으로 6차례 반복됐다. 대피호에 머물던 백령도와 연평도 주민들은 옹진군에서 오후 3시43분 대피령 해제를 공식화한 뒤에야 집과 일터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날 인천에서 백령도·연평도를 오가는 배편의 운항은 전면 통제됐다. 백령면 관계자는 “오전 9시쯤부터 북한군이 포 사격을 하면서 오늘도 배편이 통제됐다. 아침에 들어왔다가 오후 1시30분에 인천으로 향하려던 여객선 1척이 나가질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여객선은 상황 해제를 기다리며 대기했지만 오후 3시43분 이후엔 인천항 도착 시각이 일몰 이후로 계산되면서 발이 묶였다. 오후 12시30분 인천항에서 출발해 백령도로 향하려던 여객선은 출발 50분 만에 회항했다.
대피한 백령도·연평도 주민들은 북한의 포 사격 소리를 처음 듣는 건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다만 일부는 상황 해제 이후에도 불안감을 느껴 대피호에 남기를 선택했다. 북한군이 오전 9~11시 발사한 포탄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완충구역에 떨어졌다. 북한군이 해상 완충구역에서 사격훈련을 하기는 2022년 12월 5일 강원도 고성·금강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실시한 이후 1년 1개월 만이었다. 우리 군은 이 점에 주목해 북한군 사격을 도발로 규정하고 대응 사격훈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종전까지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였다가 협상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앞으로는 대립 국면을 오래 끌고 가는 ‘모험’을 할 상황에 처했다는 얘기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최용환 책임연구위원은 이날 동국대 북한학연구소가 개최한 신년 포럼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해 수십년 동안 인민 희생을 강요해 온 북한으로서는 핵무기 보유 이전과 이후가 달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공세적·모험주의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분쟁 발생 시 우세를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군사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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