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랫클리프 등장, 턴하흐 자진 사임 고려의 추진력 될 수도"

이태승 기자 2024. 1. 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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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에릭 턴하흐 감독에게 압력을 행사, 사임을 유도할 수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소속 기자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4일(한국시간) 자사 축구 전문 팟캐스트 '디 애슬레틱 풋볼 팟캐스트'에 출연해 "턴하흐가 맨유로부터 사임하라는 압박을 받고 공식적인 경질이 이뤄지기 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맨유의 구단 지분을 부분 인수, 공동 구단주 자리에 오른 제임스 랫클리프 때문이다. 랫클리프는 영국 화학공업 회사 이네오스 수장으로 맨유의 개혁을 부르짖으며 팀 전체 인사 단행과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했다.


또한 랫클리프는 선수단 영입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축구 전문 매체 '팀토크'에 따르면 랫클리프는 이네오스 핵심 인사로 구성된 보드진을 통해 선수단 매매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이는 턴하흐가 맨유에서 원하는 상황과 정반대다.

'팀토크'는 "턴하흐는 맨유를 맡으며 자신이 직접 영입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드러냈다"며 "턴하흐 부임 후 단행한 맨유가 데려온 선수 명단은 대부분 턴하흐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온스테인 또한 "턴하흐는 구단의 영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며 턴하흐가 선수 수급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원한다고 전한 뒤, 이러한 권한은 랫클리프 등장으로 전부 회수될 수 있다는 견해를 펼쳤다.

온스테인은 "랫클리프를 필두로 이네오스의 사람들이 구단 내부 요직에 앉게 되면 턴하흐는 영입에 관련된 권한 대부분을 빼앗길 것"이라며 "어차피 턴하흐는 임기가 현재 1년 반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맨유를 떠나는 선택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턴하흐는 지난 2022/23시즌을 앞두고 팀에 부임했다. 그는 3년간 맨유의 사령탑을 맡겠다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임기는 2025년 여름까지다. 따라서 턴하흐가 맨유에서 영입에 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면 미련없이 팀을 떠날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온스테인은 "턴하흐는 다가오는 여름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그 때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시점이다. 맨유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있지만 턴하흐 본인이 선택하기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어 "올 시즌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맨유와의 계약 연장 협의 이전에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진 셈이다. 스스로가 맨유의 감독직을 더 수행하고 싶어하는지, 해가 될 변수는 없는지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턴하흐가 영입 결정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선수를 데려온 후 실패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턴하흐가 과거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가르쳤던 제자 안토니다. 브라질산 윙어 안토니는 지난 2022/23시즌 턴하흐와 함께 맨유에 합류한 뒤 저조한 실력을 보이며 팬들의 실망만을 사고 있다. 올 시즌 단 한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며 '역대급' 부진에 휩싸인 것은 덤이다. 반면 맨유는 1400억원이나 되는 이적료를 줬다.


영입과는 별개로 턴하흐가 내고 있는 성적 자체는 훌륭하기 때문에 그를 놓치는 것은 맨유에게도 뼈아픈 손실이다.

현재 맨유서 90경기를 치르며 53승을 거둔 턴하흐는 58.89%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맨유의 전설적인 명장 알렉스 퍼거슨 경(59.67%)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16-2017시즌 맨유를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주제 무리뉴 감독의 경우 턴하흐보다 약간 낮은 58.33%의 승률을 기록했다.

턴하흐는 지난 4일 신임 공동 구단주 랫클리프와의 개인 회담을 가진 후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몇 시간 앉아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양측에 매우 건강한 대화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맨유가 턴하흐와의 갈등을 빚으며 또 다시 감독을 경질할 지 관심이 모인다. 맨유는 오는 9일 5시 15분 위건 애슬레틱과의 FA컵 3라운드 경기를 벌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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