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측 "러, 北에게 받은 미사일로 폭격…기괴한 악의 축"

김민정 2024. 1. 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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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도심 주택가에서 우크라이나군 폭탄 처리반 대원이 러시아가 발사한 미확인 미사일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의 입에서 러시아가 북한이 제공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러시아가 북한에서 받은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의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를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측이 직접 인정한 셈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러시아는 노골적인 대량학살 전쟁의 하나로 북한에서 받은 미사일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영토 공격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등록되지 않은 라디오를 가지고, 관광객과 말을 섞고, TV 프로그램을 본다는 이유로 시민을 강제 수용하고 고문하는 국가에서 받은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인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북한 미사일을 받아 자국을 공격했다는 글을 담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그는 러시아와 이란, 북한 3개 국가를 싸잡아 "이 전형적인 '악의 축'이 그 어느 때보다 기괴하고 악랄하게 보인 적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선(善)의 세력인 친(親)우크라이나 동맹이 악의 축을 종식할 수 있는 강력한 동맹을 형성할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사용한 미사일이 북한으로부터 왔다는 증거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주(州)의 올레흐 시니에후보우 주지사는 우크라이나 공영방송을 통해 최근 러시아에서 생산되지 않은 다른 국적의 미사일로부터 공격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니에후보우 주지사는 “지금은 미사일에서 표식이 지워졌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미사일을 생산한 국가가 러시아 연방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국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의 연이은 발언으로, 북한이 한국을 노려 개발한 탄도 미사일이 실전에 투입된 사례를 처음으로 확인하게 됐다. 한국 군 당국 역시 지난해 11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뿐만 아니라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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