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프로틴…아직도 탄산음료 마시나요?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4. 1. 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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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음료 전성시대

# 30대 직장인 이한결 씨는 퇴근 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 뒤 편의점에 들러 단백질 음료를 구매하는 게 ‘루틴’이다. 멋진 보디 프로필 사진을 남기기 위해 매일 운동한다는 그는 ‘몸 관리’에 진심이다. 자신의 기초대사량과 활동량을 합산하는 ‘해리스-베네딕트 공식’을 이용해 유지대사량을 계산하는가 하면, 단백질 섭취량도 체중에 비례한 수치를 계산해 먹곤 한다. 이 씨는 “요즘 단백질 음료 맛이 다양하고 단백질 함량도 많아 하루 섭취량 체중(1㎏당 0.8~1g)을 채우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저녁 시간대 근무하는 편의점 직원들은 최근 이 씨 같은 손님이 많아졌음을 체감한다고 입을 모은다. GS25 편의점에서 일한 지 1년이 좀 넘었다는 이수빈 씨는 “1년 전에는 단백질 음료 매대 재고를 하루 한 번 채웠다면, 최근에는 2번 이상도 채운다”고 들려줬다.

#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스포애니’ 헬스장. 매장 한가운데에 단백질 음료 자판기 ‘프로틴뱅크’가 자리해 있다. 점장 박신우 씨는 “매장 내 자판기를 설치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고객들이 단백질 섭취량이나 건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꾸준히 잘 팔린다”고 귀띔했다. 프로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2월 회사가 설립된 이후 800여개 정도 자판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최근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와 pleasure의 합성어)’ 열풍이 불면서 ‘단백질 음료’도 전성기를 맞았다. 단백질 음료가 ‘기능성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맛있는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GS25에서 판매하는 단백질 음료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자랑한다(좌). 송파구에 위치한 ‘스포애니’ 헬스장 한가운데 단백질 음료 자판기 ‘프로틴뱅크’가 자리해 있다(우). (GS리테일 제공, 조동현 기자)
단백질 음료 매출 ‘폭발적’

2030 남성·저녁 시간 구매량↑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백질 제품 시장 규모가 부쩍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제품 시장은 2023년 4000억원대 규모로 5년 전에 비해 5배가량 성장했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은 단연 단백질 음료다.

롯데멤버스의 롯데 통합 거래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2023년 상반기 단백질 식품 구매액 증가폭이 가장 큰 품목은 단백질 음료(135%)였다. 특히 운동을 마치고 손쉽게 들러 단백질 음료를 사기 수월한 편의점에서의 매출 상승세가 상당하다.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에서 판매 중인 단백질 음료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1년 124.5%, 2022년 136.7%, 2023년(1~11월) 161.4%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GS25 편의점은 더 난리다. GS25에서 판매 중인 단백질 음료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1년 253.4%, 2022년 345.7%, 2023년(1~11월) 327.1%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자랑한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역시 2023년 1월부터 11월 중순까지 단백질 음료 누적 매출액이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 취급하는 단백질 음료 제품 가짓수도 2021년 15가지에서 2023년 30가지 이상으로, 2년 만에 두 배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도대체 누가, 언제 많이 사갈까.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편의점 구매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저녁 식사 시간인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에 단백질 음료 구매 수량이 전체 음료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 남성’이 최고 소비자였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기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단백질 음료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단백질 음료의 수요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단백질 음료 시장이 뜨겁다. (각 사 제공)
후발 주자 진입에 경쟁 ‘격화’

고객 니즈·트렌드에 발 맞춰야

국내 단백질 음료 시장은 2018년 일찌감치 뛰어든 매일유업의 ‘셀렉스’와 일동후디스의 ‘하이뮨’이 이끌고 있다.

하이뮨은 출시 3년 7개월 만에 누적 매출액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하이뮨의 인기 비결로 소화 흡수가 잘되는 ‘산양유단백’을 꼽는다. 하이뮨을 바짝 추격하는 셀렉스의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3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셀렉스 음료 제품은 지방·유당·콜레스테롤이 없는 분리유청단백질이 특징이다. 두 제품 모두 단백질 함유량은 20g 안팎이다.

최근에는 판도가 다소 달라지는 모양새다. 후발 주자들이 높은 단백질 함량과 다양한 맛 구성으로 승부수를 던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CU는 자사가 개발한 단백질 음료 ‘짱구 액션가면 프로틴’을 힘껏 미는 분위기다. 지난 11월, 판매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CU 프로틴 음료 중 판매 1위에 올랐다. 단백질 함유량이 성인 기준 하루 권장량의 약 55% 수준인 30g으로 타 브랜드(20g 내외) 제품보다 높은 것이 인기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남양유업은 ‘다양한 맛’을 앞세운다. 남양유업 ‘테이크핏 맥스’는 호박고구마 맛, 고소한 맛, 초코 맛, 바나나 맛 등 다양한 맛을 자랑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기존 단백질 음료의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텁텁함과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음료를 개발 중이며 2024년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프로틴 음료에도 ‘비건’ 열풍은 비껴가지 않는다. 대상웰라이프 ‘마이밀’은 100% 식물성 단백질 음료다. 동물성 단백질과 유당 섭취가 어려운 소비자를 겨냥했다. 이 밖에도 빙그레 ‘더:단백’, CJ제일제당 ‘얼티브’, 이그니스 ‘랩노쉬 프로틴 드링크’ 등이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며 경쟁에 가세했다.

한편 음료와 바에 집중됐던 단백질 제품군이 최근 과자(스낵)로 넓혀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1호 (2024.01.01~2024.01.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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