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극찬 ‘아기띠’…美·日 셀럽들도 알아봤다 [영업이익 강소기업] (85)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4. 1. 5.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니바이에린

아이가 태어나면 매 순간 감동의 연속이다. 하지만 출산과 육아 과정은 고난의 연속인 것도 사실이다. 임이랑 코니바이에린 대표도 여느 부모와 같은 경험을 했다. 심지어 아이를 돌보다 목디스크가 파열됐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럴 때 보통 일반인이면 절대 안정을 취하거나 좋은 제품을 찾으려 할 터. 그런데 임 대표는 오히려 ‘무게를 분산시키면서 몸에 꼭 맞는 아기띠가 없나?’ 수소문했고 여러 브랜드 제품을 써본 후 ‘직접 만들자’라고 결심했다. 2017년 일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회사는 이제 국내뿐 아니라 일본,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 10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2022년 7월 여성 경제인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착용해보면서 극찬해 또 한 번 유명해지기도 했다.

특히 이 회사를 눈여겨봐야 할 점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다. 아기띠 출시 4년 만인 2020년에 이미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237억원)했고, 영업이익은 62억원을 기록했다. 약 25%대 이익률이다. 이후 코로나19 장기화, 출산율 하락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 한 번도 매출액은 떨어지지 않았고 2023년에는 매출액 310억원을 내다볼 정도다. 이익률도 꾸준히 10% 이상 올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제1회 여성 기업 개막식’에 앞서 육아용품 업체인 코니바이에린 부스를 방문해 아기띠를 직접 착용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니바이에린 어떤 회사?

육아로 목디스크 때문에 창업

회사명 ‘코니바이에린’은 임이랑 대표의 영어 이름인 ‘에린(erin)’을 이용해 에린이 만든 ‘코니’ 브랜드라는 뜻을 담았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직접 필요하고 도움 되는 방향으로 제품을 기획, 설계하고 계속 업그레이드했던 것이 시장에 먹히면서 회사는 급성장 궤도에 들어갔다.

임 대표는 “자체 개발 원단 100%로 제작한 초소형, 초경량(160~200g) 패브릭 소재 아기띠로, 신생아부터 최대 20㎏ 영유아까지 사용 가능하다”며 “일반 실에 비해 강도가 1.5배 강한 프리미엄 코아사를 슬링업계 최초로 사용했으며, 국내 슬링 아기띠 최초로 국제고관절이형성협회(IHDI) 공식 인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육아 경험을 현장에 적용한 사례는 이밖에도 많다. 360도로 돌아가는 턱받이, 신생아 목욕을 수월하게 해주는 뉴본 타올, 걸음마를 시작할 때 입혀야 하는 후드 타올 등 직접 두 아이를 육아하며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지금도 코니에 근무하는 구성원 중 3분의 2가 육아 중이라 제품 개발 아이디어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후문. 임 대표는 “샘플을 만들면 구성원들의 아이들로 직접 테스트를 하며 출시 직전까지도 실사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제품 완성도를 높인다”며 활짝 웃었다.

‘시작부터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해외 진출 계기는 일본에서 생겨났다. 현지 패셔니스타로 유명했던 히로코라는 모델이 본인이 직접 구매한 코니 아기띠를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했다. 청바지에 선글라스를 낀 룩(착장)에 잘 어울리는 회색 컬러 코니 아기띠를 착용해 근사한 육아 일상을 선보였다. 기능 면에서도 가볍고 편하다고 추천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모델 활동을 하고 있던 히로코를 보고 일본 내에 코니 아기띠 구매가 폭발했다.

이후 영미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넷플릭스 드라마 ‘워킹맘 다이어리’에 출연했던 배우 제설린 완림(Jessalyn Wanlim)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코니 아기띠를 착용한 채 아기와 외출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미국과 영국의 구매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미국은 2020년 자사몰 매출이 전년 대비 179% 성장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여러 셀럽들이 코니 아기띠를 자발적으로 구매해 SNS에서 추천했고 여러 나라에 코니가 알려지게 됐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해외 비중은 70%가 넘어가며, 110여개국에서 코니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임이랑 코니바이에린 대표
영업이익률 왜 높나

D2C, 직접 기획 생산 강점

이익률을 높이려면 원가를 낮추거나 보다 넓은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코니는 이런 기본적인 공식을 잘 따랐다. 우선 원가 절감을 위해 회사는 창업초기부터 D2C(Direct to Consumer) 판매 방식을 지향했다. D2C란 유통 플랫폼, 대형 유통 채널 입점을 최대한 줄이고 자사몰 위주로 판매, 유통 마진을 최소화하는 판매 방식이다. 통상 플랫폼, 백화점 등에 입점하면 판매가의 30% 내외를 수수료로 내야 하는데 12월 기준 판매의 70%가 자사몰에서 이뤄지니 그만큼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데이터 기반 경영을 통해 ‘재구매율’을 높이는 전략을 쓴 점도 높은 이익률 비결이 됐다.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에 기반한 수요 예측과 판매 계획에 따라 대량 발주,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후 단골 고객 관리에 신경 썼다”며 “한번 만족하면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꼭 필요한 아이템을 코니를 신뢰하며 구매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코니는 적정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유지하면서 신규 구매와 재구매를 동시에 키우며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었다.

더불어 직접 제품 기획,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했다.

“창업 초기 아기띠는 동대문 도매 시장에서 구매해서 만들었는데 도매 시스템상 원단의 신축성과 견뢰도(물빠짐)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통제할 수 없는 구조였다. 초창기 고객들이 아기띠가 늘어진다, 물이 빠진다며 불만을 제기했지만 해결책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원단을 직접 생산하기로 결심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높은 기준에 맞춰 생산을 대행한 경험이 있는 패션 제조 전문가를 영입했고, 실부터 사서 직접 원단을 생산하는 프로세스를 갖췄다. 원단의 생산부터 염색, 가공 전 과정의 품질 관리를 했다. 고객들은 더 이상 물빠짐, 늘어짐을 컴플레인하지 않았다. 또한 한국 생산에서 베트남으로 생산 기지를 옮겨 제품 생산 공장 라인을 마련했다. 해당 공장은 룰루레몬 등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신뢰하는 경쟁력 있는 생산라인을 확보함으로써, 제품의 퀄리티 컨트롤과 생산의 효율화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현재까지도 코니 원단, 제품 불량률은 최소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임 대표 설명이다.

약점은 없나

세계적인 저출산 우려

위기는 역시 저출산 상황이다.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심각한 인구절벽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한국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이 성장하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해외 수출이 늘어나는 만큼 전문 인력 수급 역시 변수다. ‘스케일업’ 과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도 관전 포인트다. 코니는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오면서 탄탄한 이익잉여금 등 재무 상태가 아주 좋은 편이다. 창업 후 지금까지 투자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다만 회사의 양적 성장을 꾀하려면 전략적 투자 유치, 상장 등 여러 다른 재무 전략을 꾀할 필요도 있다.

“일반적인 기업과는 다른 선택을 했지만, 이렇게 운영할 수도 있다는 성공 사례가 되고 싶다. 이걸 잘 이해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투자 유치도 검토해볼 생각이다.”

임 대표의 포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1호 (2024.01.01~2024.01.09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