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으로 동네서 유일한 현지 교회들 피해 입어”

김아영 2024. 1. 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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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신년 예배를 드리고 가족들과 집에 있는데 오후 4시경 지진이 발생했어요. 땅이 흔들리고 물건들이 사방에서 떨어졌어요. '목숨이 가장 중요하니 물건 등을 챙길 생각을 하지 말고 대피하라'는 재난 방송이 계속 보도됐죠. 지진이 잦아든 뒤 쓰나미 경보를 듣고 가족들과 무조건 높은 곳에 대피했는데 놀라움과 두려움이 엄습했죠."

2010년 선한목자교회 파송 선교사로 일본 땅을 밟은 김 선교사는 강진 피해지역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우치나다성서교회에서 지역교회 연합사역, 제자훈련, 다음세대 사역 등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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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명 일본 선교사, 일본 교회의 회복 위해 기도 당부
재한 일본인 “역사적 장소 하루 아침에 전소 안타까워”
일본 이시카와현 쯔바타시에 있는 평평했던 도로가 지진 피해로 솟아난 모습. 김보명 선교사 제공

“새해 첫날 신년 예배를 드리고 가족들과 집에 있는데 오후 4시경 지진이 발생했어요. 땅이 흔들리고 물건들이 사방에서 떨어졌어요. ‘목숨이 가장 중요하니 물건 등을 챙길 생각을 하지 말고 대피하라’는 재난 방송이 계속 보도됐죠. 지진이 잦아든 뒤 쓰나미 경보를 듣고 가족들과 무조건 높은 곳에 대피했는데 놀라움과 두려움이 엄습했죠.”

김보명 일본 선교사는 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7.6 규모의 강진이 강타한 지난 1일의 다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2010년 선한목자교회 파송 선교사로 일본 땅을 밟은 김 선교사는 강진 피해지역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우치나다성서교회에서 지역교회 연합사역, 제자훈련, 다음세대 사역 등을 감당하고 있다.

김 선교사는 현재도 하루에 서너 차례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진으로 집이 좌우로 흔들리고 물건들도 떨어진다”며 “이번 지진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장 강도가 센 지진으로 알려졌다. 평소 경험한 지진 정도로 생각한 지역 주민들도 이전보다 진동이 길었던 지진에 상당히 놀란 분위기”라고 밝혔다.

일본 이시카와현 쯔바타시 쯔바타그리스도교회 건물에 금이 간 모습. 김보명 선교사 제공

다행히 김 선교사의 주택은 피해를 모면했다. 그러나 인근 지역에 있는 낮은 층의 주택과 도로 등이 파괴되는 등 피해가 극심하다고 김 선교사는 전했다. 그는 “지진이 발생한 지 4일이 지난 현재 피해 지역에 구호 물품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지정한 학교 등의 피난처에서 대피 중”이라며 “피해가 적은 지역의 경우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선교사는 무엇보다 현지 교회들이 큰 피해를 당한 것에 안타까워했다. 김 선교사에 따르면 이시카와현에 있는 쯔바타그리스도교회 카나자와중앙교회 와지마성서교회 몬젠성서교회 이즈미노성서교회 등 5개 교회가 파괴됐다. 대부분 1960~70년대 지어진 교회들로 내진 설계가 안 된 탓에 전소 등의 피해를 보았으며 더는 안전 문제로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그는 “복음화율이 높지 않은 일본에서는 동네의 유일한 교회들이 피해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현지 목회자들이 더 이상 예배드리기 힘든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하신다”고 설명했다.

일본 이시카와현 쯔바타시에 있는 도로가 지진 피해로 솟아난 모습. 김보명 선교사 제공

김 선교사는 일본 교회가 어려움을 딛고 다시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일본 교회는 작은 교회들이 대부분이며 고령화된 성도들이 많다. 교회 자체적으로 복구할 재정이나 여력이 힘든 상황”이라며 “지역의 유일한 교회들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형식이든지 교회가 다시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와 재정 등 한국교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속히 복구되고 일본인이 복음에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김 선교사는 전했다.

한국에서 고향의 피해 소식을 접하고 있는 세키모토 마스미씨는 “관광지이자 역사적 가치가 높은 전통 시장인 ‘와지마 아침 시장’이 지진으로 하루 아침에 전소된 게 안타깝다”며 “하루 아침에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이 대피소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특히 여성들이 성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마스미씨는 백석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과정에 있으며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의 저서인 ‘하나님의 대사’ 번역 등 문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일본 NHK 등에 따르면 지진 피해로 9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이후 대피소 생활을 하는 주민은 3만 3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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