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농구 약속했던 고양 소노, 빌런 구단으로 전락 [KBL]

김찬홍 2024. 1. 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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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데이원 체제에서 선수단 임금 체불 논란 빚다 소노에 인수
감동 농구 약속했지만 김승기 소노 감독 연달아 논란 빚어
최근에는 외인 오누아쿠가 상대 선수에게 치명적인 부상 입혀
고양 소노 김승기 감독. 한국농구연맹(KBL)

감동 농구를 약속했던 프로농구 고양 소노가 최근 문제아 구단으로 전락했다.

2022년 7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법인 데이원자산운용이 지난해 7월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창단했던 고양 데이원은 지난 시즌 내내 논란의 대상이었다. 2022~2023시즌 개막에 앞서 프로농구연맹(KBL) 가입금 15억원을 제때 납부하지 못해 리그에 불참할 뻔했다.

시즌 도중에는 모기업이었던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직원 임금 체불, 하도급금 지연 등 자금난에 빠져 지난 2월 법원이 기업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릴 정도로 경영이 악화했다.

이로 인해 지난 1월부터는 사무국 등 직원, 선수단에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임금 체불액만 12억원이 넘었다. 이외에도 오리온 측에 인수 대금을 제때 주지 못하고, 협력 업체 등에도 대금을 지불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수단은 이를 악물고 시즌을 소화했다. 그 결과 정규리그 5위로 시즌을 마감한 이들은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물리치고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팬들과 농구계는 ‘감동 농구’라 부르며 선수단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시즌이 끝나고 KBL은 데이원자산운용을 영구 제명했지만, 소노인터내셔널이 지난해 7월 창단 의향서를 제출하고 구단 승인을 받으면서 데이원 선수단을 인수했다.

김승기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창단식에서 “어떤 상황에도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는 팀이 되겠다. 농구를 사랑해주시는 팬들, 소노 가족들과 특별한 농구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소노 농구단은 잦은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해 11월 김 감독은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전이 끝난 직후 라커룸으로 통하는 체육관 복도에서 김주성 DB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이흥섭 DB 사무국장에게 욕설을 섞어 거세게 항의했다.

김 감독은 경기 중 권순철 DB 단장이 3쿼터 중반 경기감독관 등이 착석한 본부석에 접근, 심판 판정에 대해 항의한 장면을 보고 화가 나서 이같이 행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KBL은 김 감독에게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김 감독은 구단을 통해  “한 팀의 감독으로서, 가장 책임을 많이 져야 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행동을 보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고양 소노의 외국인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 한국농구연맹(KBL)

최근에는 소노의 외국인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가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도마에 올랐다.

오누아쿠는 지난달 28일 안양 정관장과 경기에서 점프하던 상대 선수 렌즈 아반도를 밀어 바닥에 떨어트렸다. 농구에서 공중에 있는 선수를 미는 행동은 비매너 플레이다.

공중에서 그대로 떨어진 아반도는 허리뼈 골절에 뇌진탕 증상까지 입었다. 그런데 폭력에 가까운 무리한 반칙 행위를 했음에도 경기 당시 아무 제재가 없었고, 이틀 뒤 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 300만원 벌금을 매겼다.

징계와 별개로 정관장에 따르면 아반도는 오누아쿠에게 도의적 사과를 받지 못했다. 소노 구단 직원을 통한 사과는 전했으나, 이게 오누아쿠의 진심이 맞는지 아반도 측은 의심하고 있다.

결국 아반도 측 에이전트는 경기 중 고의적 상해 행위가 인정돼 피해 보상이 이뤄진 사례가 있는지 알아보는 등 최근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자문을 구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드라마 같았던 스토리를 올 시즌에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표출했지만 감독과 선수가 연달아 문제를 빚는 데 이어 성적도 10승 18패로 8위에 그치면서 팬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한 농구계 관계자는 “지난 시즌 감동 같은 스토리를 이어갔다면 많은 팬들을 불러 모을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빌런’이 돼가는 느낌”이라고 아쉬워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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