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사회 "이 대표 헬기 이송은 특권의식, 내로남불 정석"

부산시·서울시 의사회에 이어 비난 성명 발표
"사고발생 지역인 부산대병원서 치료 받았어야"

광주광역시의사회(광주시의사회)가 부산에서 흉기로 습격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헬기를 이용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에 대해 비난 성명을 냈다.

5일 광주시의사회는 성명에서 "(이재명 대표의) 이송·치료 과정에서 일어난 일련의 상황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었다"며 "응급의료시스템을 따른다면 이 대표는 사고 발생 지역 상급 종합병원이자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했다. 환자나 보호자의 전원 요구가 있을 경우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병원으로 이송돼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대병원 의료진의 만류에도 이 대표를 119구급 헬기를 이용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은 전형적인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이자 내로남불의 정석"이라고 비판했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광주시의사회는 이 대표의 헬기 이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다른 응급 환자가 헬기를 이용할 기회까지 박탈했다는 것이다. 또 이 대표 응급 처치를 한 부산대병원은 권역외상센터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는 등 외상 치료에서 손꼽히는 병원인데도 이곳에서의 치료를 마다하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은 지역의료를 비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광주시의사회는 민주당에도 일침을 가했다. 의사회는 "민주당은 수술을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부산대병원과 지역의료를 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면서 "지역의료를 살려야 함을 강조하고 지역의사제와 지역 공공의대 설립을 입법 추진하던 민주당은 이번 일을 통해 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정책을 추진했음을 전 국민에게 알리게 됐다"고 비난했다.

광주시의사회는 "테러나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고, 큰 사고를 당한 이 대표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면서도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한 논의도 의료계와 함께 시행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주시의사회의 성명에 앞서 부산시의사회도 4일 성명을 내고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며 민주당이 지역 시민과 의료인들에게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부산시의사회는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해야 했다"면서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말했다. 이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며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했다"며 "이러고도 민주당이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 의료 부족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서울시의사회 또한 5일 '이재명 대표 헬기 특혜이송,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야당 대표가 위급한 상황에서 지역 최고 중증외상센터의 치료를 외면했다. 헬기 이송된 것은 의료전달 체계를 뛰어넘는 선민의식과 내로남불 행태"라며 사과와 반성을 요구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