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대 소형모듈원전 세계 톱3 달성…인허가 제도 개선해야"
정부가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오는 2030년 이후 글로벌 '톱 3'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한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사업단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5회 i-SMR 국회 포럼' 주제발표에서 "2030∼2040년 전 세계 SMR 시장은 연간 146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같이 밝혔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를 일체화한 300메가와트(㎿) 이하의 소규모 원전을 말한다. 대형 원전 100분의 1 이하 규모여서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배관설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 시에도 방사성 물질 누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어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미국, 영국 등 원전 선진국들이 SMR 개발 경쟁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 경제성, 안전성, 유연성을 대폭 강화한 i-SMR 개발로 세계 원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위해 정부는 i-SMR 개발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김 단장은 i-SMR 사업 추진 일정으로 올해 4월 i-SMR 표준설계 착수, 내년 사전안전성 검토 통과 및 SMR 건설 준비, 2029년 준공 등을 제시했다. 이어 "세계 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예정된 개발 일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출 성과를 내기 위해 캐나다의 공급자설계 검토 등 해외 설계 인증도 조기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SMR과 관련해 경제성이 없다거나 사용후핵연료가 많이 나온다는 등의 비관론이 있지만, SMR은 여전히 다른 에너지원보다 경제적이고, 안보, 환경성을 모두 갖춘 방식"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비관론은 연구개발(R&D)에 대한 이해 부족에 의한 것"이라며 "개발의 속도 경쟁으로 현재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90여종의 SMR 가운데 단 몇 개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GS건설은 이날 발표에서 현재 국내에서 i-SMR 실증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으며 최종 사업안 확정 뒤 한국수력원자력에 공동 추진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신 GS건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i-SMR 사업의 적기 추진을 위해서는 기존 대형 원전 중심의 인허가 제도 개선과 함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SMR 관련 진흥법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포럼의 공동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국회에서는 김영식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 이인선 의원, 최재형 의원, 무소속 양정숙 의원 등 5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이원욱 공동위원장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내는 등 SMR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유관 부처 주요 인사와 산업계, 학계, 연구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축사에서 "올해 혁신형 SMR 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혁신형 SMR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 핵연료 기술개발에 올해 착수하고, 혁신 운영·정비 기술개발도 새롭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협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원자력이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는 사실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며 "국회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과 해상풍력 특별법이 함께 계류중인데 이제 에너지 분야에서 소모적 갈등과 대립은 극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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