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도 시청률 처럼…‘투명한’ 데이터 공개 가능할까

장수정 2024. 1. 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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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관객수는 드라마와 영화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다.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의 흥행 여부를 판단하고, 혹은 전략을 수립하는 근거로 활용하기도 한다. 객관적인 집계를 통해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시청자나 관객, 제작자, 또는 광고 관계자들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는 예외다. 많이 본 콘텐츠 순위, 또는 유료가입기여자수, UV(순 방문자 수) 순위를 공개하는 등 콘텐츠의 흥행 여부를 짐작할 수 있는 데이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성은 떨어지고 이마저도 선택적일 때가 있다.

ⓒ넷플릭스

최근 넷플릭스가 반기 누적 시청 시간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한 발 나아갔다. 최근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작품별 누적 시청 시간과 이용자들의 시청 패턴을 분석한 ‘시청 현황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넷플릭스가 개별 작품의 구체적인 시청 시간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앞으로 반기별로 시청 현황 보고서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 보고서를 통해 ‘더 글로리: 시즌1’이 지난해 상반기 넷플릭스에서 총 6억 2280만 시간 시청되며 글로벌 3위에 올랐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같은 기간 1억 3590만 시간, 지난해 2월 공개된 ‘사내맞선’은 1억 270만 시간 시청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한국어나 스페인어 등 비영어권 작품 시청시간은 전체 시청시간의 30%를 차지했으며, 시청 시간 100위 권 내 한국 작품은 14개로 이들 작품은 총 25억 8130만 시간 시청됐다. ‘킹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 이후 ‘K-콘텐츠 신드롬’에 대한 분석이 쏟아졌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그 위력을 제대로 실감하게 한 것이다.

이는 OTT 콘텐츠의 투명한 데이터 공개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오징어 게임’의 시즌1이 크게 흥행했음에도, IP(지식재산권)을 모두 넘기는 ‘매절 계약’ 탓에 제작사가 추가 수익을 올리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됐는데, 추가 수익을 위해선 내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와 비교해서 얼마나 흥행했는지, 이를 판단할만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추후 제작사들이 이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전략을 세우거나, 계약 시 협상력을 높일 수도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물론, 다수의 OTT 플랫폼에서는 제작사 측에 시청시간, 또는 UV의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는 있지만 다른 콘텐츠의 수치는 알 수 없어 “객관적으로 흥행 결과를 알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물론 크게 흥행한 콘텐츠의 경우 순위, 또는 상위권에 머무른 기간 등을 통해 결과를 짐작하곤 하지만, 제공되는 데이터가 충분하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개별 업체들에게 공공의 목적을 강요할 수 없는 만큼, ‘투명한’ 공개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일각에선 단순히 시청 시간, 또는 조회수 등 숫자를 바탕으로 한 평가가 아닌,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나의 콘텐츠를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봤는지, 분석할만한 수준의 데이터는 제공을 받는다. 물론 콘텐츠 가치 평가에 중요한 도움이 되겠지만, 조회수, 시청 시간별로 나눠서 평가하는 것은 오히려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플랫폼 입장에선 데이터가 자신들만의 영업 비밀이기도 하다. 또 콘텐츠 별로 목표도 다르기 때문에 성과를 일괄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 “추후 OTT 콘텐츠 공개 방식이 변하면서 변화는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광고 노출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지거나, 이 경우엔 데이터 공개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다만 광고주들에게만 공개하는 방식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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