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스마트 시대에 대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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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마트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는 스마트 미디어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고 우리는 디지털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스마트 시대가 통신 두절과 해킹으로 단번에 원시시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을 전하면서 디지털 정보화 사회의 명암을 조명한다.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즉 '세상을 뒤로 하고'는 불안한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디지털 정보화가 세상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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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마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모든 정보를 스마트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접한다. 그런데 만약, 어느 순간 모든 정보가 끊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이러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루만 일람의 소설이 원작이기도 한 영화는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버락 오바마와 부인 미셀 오바마가 설립한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만다(줄리아 로버츠 분)와 클레이(에단 호크 분)는 두 자녀와 함께 뉴욕 외곽에 있는 아름다운 해변가에 인접한 호화로운 빌라로 가족 휴가를 떠난다. 그러나 빌라에 도착하자 갑자기 통신이 마비되고 스마트 기기들이 기능을 상실하더니 정전 사태가 발생한다. 그리고 G.H(마허셜라 알리 분)라는 남자가 집주인이라고 찾아와 자신과 딸 루스를 하루만 묵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다음날 사이버테러로 인해 인터넷이 마비됐다는 속보를 접하고 이들 두 가족은 혼란에 빠지면서 아만다 가족 휴가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생존 투쟁으로 변하게 된다.
양날의 검이 된 디지털 정보화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는 스마트 미디어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고 우리는 디지털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 “사이버테러 뒤에는 한국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이웃집 캐빈의 대사는 한국이 스마트 강국이기 때문이다. 또한 클레이가 “난 휴대폰과 내비게이션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들의 거의 모든 일상은 디지털 전자기기에 의존하고 있다. 인터넷이 멈추면 세상은 모두 정지 상태가 되고 스마트기기 없는 일상생활은 상상할 수가 없게 되었다. 디지털 정보가 중단되면 개인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 혼란으로 국가적 재난 상황이 초래된다.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스마트 시대가 통신 두절과 해킹으로 단번에 원시시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을 전하면서 디지털 정보화 사회의 명암을 조명한다.
모호함이 섬뜩함과 관객들의 관심을 증폭시킨다. 영화는 휴가를 떠난 한 가족이 낯선 이들을 조우하면서 예상치 못한 위협들과 마주하게 된다는 스릴러 영화다. 거대한 유조선이 해수욕장으로 돌진하고 비행기가 수직 낙하해 폭파된다. 자율주행 자동차들은 연쇄적으로 충돌해 교통사고를 일으키며 도로를 마비시킨다. TV를 켜면 비상사태로 방송 송출이 중단됐다고 메시지가 뜨고 휴대폰과 인터넷은 불통이다. 스릴러 영화에서 섬뜩함을 증폭시키는 것은 알 수 없는 모호함인데 영화는 위기 상황에서 왜 이런 사건이 발생하는지, 모호함으로 관객들의 불안함과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연출력에 대해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는 작품이다. 감독은 완벽한 휴가를 꿈꾸며 여행을 떠난 가족이 세상의 끝을 앞에 두고 고립돼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긴장감 있게 연출했다. 더욱이 스릴러 장르에 맞게 으스스한 분위기와 예리한 통찰력으로 팬데믹 이후 불안감이 높아진 요즘 시대를 잘 반영했다. 그러나 식상한 클리세를 피하면서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관객들을 집중시키는 몰입감이 높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내용과 메시지의 모호함 또한 지적된다. 감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공포감이 더 큰 임팩트를 줄 것이라고 하면서 다분히 의도적인 장치였다고 말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열린 결말을 포함해 연출력에 대한 불만이 높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는 불안감이 높아져 있다. 경제위기나 전쟁은 물론 또 다른 질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즉 ‘세상을 뒤로 하고’는 불안한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디지털 정보화가 세상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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