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쩍 뛰며 손 휘두르는 습격범…이재명 뒤따르며 범행 연습했나

김민주, 안대훈, 위성욱 2024. 1. 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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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60대 김모씨가 지난 4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출발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습격한 혐의(살인미수)로 구속된 김모(67)씨의 신상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프로파일러도 투입해 김씨의 심리와 진술 내용을 분석중이다. 김씨가 여러 차례 이 대표 동선을 따라다녔다고 진술한 가운데, 실제 그가 이 대표 일정을 뒤따른 장면도 포착된다. 일부 영상에선 김씨로 보이는 인물이 이 대표 습격 때와 비슷한 동작을 취하는 듯한 장면도 나와 범행을 사전에 연습했거나 시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상공개 요건 해당, 검토중”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김씨의 신상공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공개 여부는 경찰 내ㆍ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위원회는 범행 잔인성과 충분한 증거, 공공이익 부합 등 요건을 심의하며, 위원회가 공개를 결정하면 김씨 신상이 공개된다. 하지만 아직 위원회 개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연합뉴스

수사본부는 지난 4일부터 김씨 조사에 프로파일러를 투입했다. 범행 직전 행적과 관련해 경찰은 김씨가 지난 1일 KTX를 타고 부산역으로 온 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과 양산·울산역을 거쳐 이날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이날 범행 현장과 가까운 가덕도 인근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것으로 파악했다.


‘남기는 말’에선 “경제 파탄 난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4일 영장실질심사 직전에 경찰에 냈다고 주장한 ‘변명문’에 대해 “제목은 ‘남기는 말’로 돼 있다”고 밝혔다. 8쪽 분량인 이 글에는 “(이 대표 피습은)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한 일”이며 “이대로는 총선에서 누가 이기든 나라 경제는 파탄 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글에 ‘지난 정부 때 부동산 폭망, 대북 굴욕 외교 등으로 경제가 쑥대밭이 됐다. 윤 정부가 들어섰지만, 이재명이 당 대표로 나오면서 거대 야당 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에 올인하는 형국이 됐다’는 내용이 적혔다는 보도에 대해 경찰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취지”라고 했다. 경찰은 또 “남기는 말에 적힌 내용과 김씨 진술 내용이 대체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펄쩍 뛰며 휘두른 오른손, 범행 때와 비슷”


김씨는 “지난해 6월쯤 온라인에서 흉기를 샀고, 이 무렵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이재명 대표 일정을 따라다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튜브와 SNS에선 이 대표 행선지에서 김씨로 보이는 인물이 눈에 띈다는 내용의 영상이 여러 건 확인된다. 이 가운데 김씨로 보이는 인물이 오른손에 흰 종이를 쥔 채 앞쪽으로 풀쩍 뛰어오르며 오른손을 강하게 휘두르는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1일 봉하마을에서 이재명 대표 습격범 김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범행 때처럼 오른손을 강하게 휘두르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이 같은 모습은 범행 하루 전날인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포착됐다. 이 대표를 습격할 때와 비슷한 동작이어서 지지자 등 사이에선 “김씨가 범행을 연습했거나, 시도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사인해달라” 접근, 눈여겨봤나


김씨는 지난 2일 범행 때 이 대표를 지지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파란 종이 왕관을 쓰는 등 지지자로 행세했다. 그는 “사인해달라”고 큰 소리로 여러 번 외치며 접근했고, 미리 개조한 18㎝(날 13㎝) 흉기를 오른손에 쥐고 이 대표의 목 왼쪽을 공격했다.
지난 1일 봉하마을 밤문 때 이재명 대표가 사인을 요청하는 시민과 함께 서있다. 사진 JTBC 캡쳐

여러 차례 뒤따르는 과정에서 이 대표와 지지자 모습을 참고한 김씨가 사인을 요청하며 다가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1일 봉하마을에서도 사인을 요청하는 장면에서 비교적 쉽게 이 대표에게 접근해 20초가량 곁에 머무르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대항전망대에서 중계하던 중 김씨 습격을 목격한 유튜버(바른소리TV) 진정화(50)씨는 “사인을 요청할 때 소리를 지르는 경우는 잘 없는데, 사건 당일 김씨는 여러 차례 사인해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접근했다”고 말했다.

김민주·안대훈·위성욱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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