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볼레오]"하이브리드 원조가 돌아왔다" 도요타 프리우스

우수연 2024. 1.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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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프리우스,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車
8년만에 풀체인지…신형 5세대 모델 출시
날렵한 스포츠카 실루엣에 주행 성능도 GOOD
ℓ당 20㎞ 연비 운전 거뜬…HEV·PHEV 두 가지 라인업
3000만원대 수입 소형 하이브리드카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의 불편함, 전기차 보조금 축소에 따른 가격 부담 등이 부각되면서 전기차 인기는 주춤하고 있는데요. 그 빈틈을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장점만 뽑아서 만든 하이브리드가 채운 겁니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친환경 차입니다. 저속 주행을 할 때는 전기차처럼 전기모터로만 달리고 속도를 고속으로 높이면 내연기관 엔진으로 달리게 됩니다. 덕분에 20㎞/ℓ가 넘는 연비를 누리면서도 전기차처럼 충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죠. 친환경성과 편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차종입니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입니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의 원조’라고 불리는 데는 준중형 해치백인 프리우스의 공이 컸습니다. 도요타가 1997년 프리우스 1세대 모델을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프리우스는 전 세계 시장에서 500만대 이상 팔렸습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겁니다.

최근 프리우스는 신형 5세대 모델로 새롭게 돌아왔는데요. 무려 8년 만에 내놓은 풀체인지 모델입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에 더해 파격적인 디자인, 뛰어난 주행 능력을 갖춘 프리우스를 지난달 14일 시승해봤습니다.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번갈아 가며 시승했습니다. 시승 코스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경기 가평 일대를 오가는 왕복 166㎞ 구간입니다.

-신형 프리우스를 본 첫인상은 어땠나요.

▲프리우스를 처음 봤을 때 느낀 인상은 ‘날렵하다’였습니다. 1세대부터 강조된 날렵한 실루엣이 신형 5세대 모델에도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일본차답게 간결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강조했고 실용적인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어요.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측면부였습니다. 옆에서 보면 차량 앞유리의 경사가 상당히 낮아요. 공기역학적인 설계를 위해 앞유리 경사도를 기존의 26.3도에서 21.6도로 낮췄다고 합니다. 앞유리 경사를 낮추다 보니 루프(지붕)도 낮아졌습니다. 루프의 가장 높은 지점(피크 포인트)도 이전 세대에 비해 뒤로 이동했습니다. 이를 통해 무게 중심을 낮추고 스포츠카 같은 실루엣을 만들어냈어요.

-운전석에 앉아본 느낌은요.

▲우선 소형차인데도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졌습니다. 전면 유리가 워낙 낮고 길게 뻗어 있는 데다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탑재해 답답한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어요. 또 작고 아담한 핸들 너머로 보이는 7인치 톱 마운트 계기판이 독특합니다. 보통 다른 차들은 계기판에서 차량의 상태 정보를 보여주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내비게이션 등 길 안내의 역할을 하잖아요. 신형 프리우스는 이 두 가지 기능을 하나로 합쳤습니다. 도요타는 계기판을 핸들 너머로 볼 수 있도록 배치해서 운전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전방을 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12.3인치 풀HD 터치 스크린이 배치돼 있고, 그 아래 공조장치 등을 컨트롤하는 각종 버튼도 피아노 건반처럼 만들어져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주행 능력이나 연비는 어떤가요.

▲우선 먼저 시승한 2.0ℓ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질감 없는 모터·엔진 전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보통 전기모드로 달리다가 가솔린 엔진이 개입하면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는데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의 전환을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습니다. 차체가 작고 날렵하다 보니 핸들링도 좋았고요. 다만 급가속할 때 가솔린 엔진이 내는 소리가 실내로 그대로 들어온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은 훨씬 주행감이 부드럽고 정숙성도 좋았어요. 급가속할 때도 조용하고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했습니다. PHEV 모델은 13.6㎾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 모드만으로도 64㎞를 달릴 수 있습니다.

또한 도요타는 엔진 성능을 이전 4세대 모델 대비 확 높였습니다. 프리우스는 그동안 10초대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연비는 좋지만 주행이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요. 이번 5세대 모델은 시스템 총출력을 2.0ℓ 하이브리드 엔진 196마력, 2.0ℓ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엔진 223마력으로 확 끌어올렸습니다. 이전 세대 대비 각각 60%, 80% 늘어난 수치입니다. 제로백도 기존의 10초대에서 각각 7.5초, 6.7초로 빨라졌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차를 구매목록에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연비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운전해보니 신경 써서 연비 운전을 하지 않아도 ℓ당 20㎞의 연비는 거뜬히 나왔어요. 하이브리드 모델이 공인 복합연비가 20.9㎞/ℓ,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19.4㎞/ℓ입니다.

-편의사양이나 공간 활용은 어떤가요.

▲신형 프리우스에는 운전이 어려운 초보운전자나 고령의 운전자에게 도움이 될 법한 안전 사양들이 눈에 띕니다.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은 전방의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감지해서 경고합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충돌 전 제동 보조(PBA) 기능이 작동해서 운전자가 조작한 것보다 더 높은 제동력을 차에 부여합니다. 또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용하면 운전자가 정해준 속도의 범위 내에서 차가 알아서 앞차와의 간격을 인식하며 주행합니다. 커브 구간에 들어서면 차가 스스로 감속하기도 합니다. 공간 활용의 경우 분명 소형차의 한계는 있습니다. 차체가 낮고 날렵하다 보니 아무래도 뒷좌석 공간이 좁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 차는 패밀리카라기보다는 1~2인용 차량 혹은 세컨드카의 콘셉트로 나온 차종이에요. 사회 초년생의 생애 첫차 혹은 은퇴한 장년층이 타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가격을 비교해본다면요.

▲5세대 프리우스의 시작 가격은 3990만원입니다. 3000만원대 후반의 가격대는 소형차를 찾는 구매자에겐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죠. 동일한 차급의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인 아반떼 하이브리드(2466만원~)보다는 시작 가격이 1500만원 이상 비싸니까요. 두 차급 위인 대형 세단 그랜저 하이브리드(4266만원~)와 비슷한 가격대입니다.

하지만 소형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도요타의 수준 높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판매한다고 생각하면 이 같은 가격 책정이 이해는 갑니다. 최근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선호도,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 등이 반영된 가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신형 프리우스의 가격은 하이브리드 LE 3990만원, 상위 트림인 하이브리드 XLE 4370만원입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E 4630만원, XSE는 4990만원입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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