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영상화 사업’ 시작한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 별세

예술의전당 14·15대 사장 역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연 영상화 사업’을 시작한 고학찬(사진)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7세.

예술의전당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예술의전당 14·15대 사장을 지낸 고학찬 전 사장이 지난 4일 별세했다고 5일 밝혔다. 제주도 출신인 고인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970년 동양방송(TBC)에 PD로 입사해 라디오 드라마 ‘손오공’ 등을 연출했다.

1980년 언론 통폐합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고인은 식당 매니저, 바텐더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 또한, 한인 방송인 뉴욕 KABS-TV 편성제작국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제일기획 Q채널 국장과 삼성영상사업단 방송본부 총괄국장을 지냈으며, 강남구 신사동 소극장 윤당아트홀을 운영했다.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화예술 분야 멘토로 활동한 고인은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의 문화예술 분야 간사를 맡았다.

고인은 예술의전당 역사상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사장이다. 국내 최초로 우수 레퍼토리 공연을 영상화해 국내외에 상영하는 공연 영상사업을 추진해 예술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예술의전당 가곡의 밤’을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기도 했다.

고인은 예술의전당 사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유튜브 채널 ‘고학찬의 비긴어게인’을 운영하는가 하면 어린 시절의 꿈이었던 가수 도전에 나섰다. 75세에 인사동에서 가수로 단독 공연을 하며 ‘늦깎이 데뷔’한 고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패션모델을 자처하며 ‘시니어 패션’을 선보였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후 1시.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