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삼성 떠나는 뷰캐넌 "한국에서 느낀 행복, 절대 못 잊을 것"
지난 4년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4)이 한국 팬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전했다.
뷰캐넌은 5일 아내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내 몸에는 언제나 삼성을 상징하는 푸른 피가 흐를 것이다. 여러분을 사랑한다"며 "이제 삼성을 떠나게 됐지만, 팬 여러분이 제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는 영상 편지를 남겼다.
뷰캐넌은 이어 "삼성에서 은퇴하는 생각까지 했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과의 계약을 포기하는 건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한국이 우리 가족에게 보내준 애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내 가슴을 짓누른다"고 아쉬워했다.
2020년 삼성에 입단한 뷰캐넌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면서 팀 선발진의 기둥 역할을 했다. 네 시즌 통산 성적은 113경기 54승 28패, 평균자책점 3.02였다. 지난 시즌 역시 30경기에서 188이닝을 소화하면서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로 안정적인 기량을 뽐냈다.
뷰캐넌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동료들과 '원 팀'으로 어우러지는 융화력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국내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아내 애슐리와 아들 브래들리, 딸 릴리와의 단란한 일상을 공개해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역대 삼성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과 뷰캐넌은 올겨울에도 재계약을 목표로 꾸준히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합의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은 새 외국인 선수 2명을 영입하느라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 440만 달러 중 200만 달러를 이미 썼다. 다년 계약과 연봉 인상을 원하는 뷰캐넌 측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웠다. 뷰캐넌의 지난해 연봉은 160만 달러였다.
삼성은 결국 지난 4일 새 외국인 투수 데니 레이예스(27)와 계약했다고 발표하면서 뷰캐넌과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뷰캐넌은 메이저리그(MLB) 구단들과 협상하면서 새 소속팀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뷰캐넌은 "지난 4년간 한국 팬들이 보여준 긍정적인 영향력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행복을 찾았다"며 "여러분은 언제나 우리 가족의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시 볼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훗날을 기약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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