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올 세계 성장률 전망 2.5%→2.4% 내렸다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
2년간 누적 통화긴축
투자·소비 지출 줄어
IMF 2.9%보다 낮아
美 1.4%·日 1.2%로 상향
中 4.7%로 0.2%P 올려
韓 민간투자 회복 2.4%
한은 전망 2.1%보다 높아

유엔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하향 조정했다.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긴축으로 투자·소비지출이 줄어들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것이라는 게 유엔의 관측이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대에서 벗어나 올해는 2.4%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4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5월 예상치 대비 0.1%포인트 낮춘 2.4%로 제시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2024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2.9%) 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엔은 "지난해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중심으로 경기가 지난해보다 둔화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성장률(추정치 기준 2.7%)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유엔은 예상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올해 1.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직전 전망치 대비 0.4%포인트 상향된 수준이다. 유엔은 미국 경제에 대해 경착륙할 가능성은 줄었지만 고금리, 가계저축 감소와 고용·주택·금융시장 여건 악화로 경제가 현저한 하강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1.2%, 중국은 4.7%로 직전 보고서 대비 성장률 전망치가 0.2%씩 상향됐다.

반면 유럽연합(EU)은 기존 전망치 대비 0.3%포인트 낮아진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누적된 긴축 여파와 정부 재정지원 중단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도 종전 대비 0.7%포인트 내려간 0.4%로 전망됐다. 신흥국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대비 0.2%포인트 낮춘 4.0%로 제시됐다.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해 1.4%(추정치 기준)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2.4%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성장률 전망치(2.1%) 대비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에 대해 "민간소비가 둔화한 것은 고물가 지속으로 실질임금이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긴축적 통화정책과 금융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2023년 민간투자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2024년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유엔은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성장률 추세(3.0%)에는 못 미칠 것으로 봤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은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5.7%에 이어 올해는 3.9%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선진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력해 미국, EU와 같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올해초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유엔은 "명목임금 상승률이 오르는 것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시사한다"며 "이는 중앙은행들이 통화긴축 주기를 끝내고 통화완화 주기로 전환하는 것을 기피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