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임 기간 부동산으로 中정부 등서 100억원 받아"

美 민주당 보고서 발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본인의 건물 임대료 등을 통해 외국 정부로부터 780만 달러(약 102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하원 정부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자신의 사업체를 통해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20개국 정부로부터 780만 달러의 수익을 얻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외국 정부들은 미국 워싱턴 DC와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뉴욕의 트럼프 타워, 트럼프 월드타워 등에 수백만 달러를 지불했다.

최대 고객은 중국 정부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그의 사업체에 550만 달러를 지불했다.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뉴욕 트럼프 타워 최대 임차인 중 하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첫해 ICBC를 포함한 중국 은행들과 북한의 금융 거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중국 은행들을 제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북한과 관련된 중국 금융기관에 금융·외교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공화당 의원들의 요청에도 제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출 2위는 사우디다. 사우디 정부는 61만5000달러(약 8억원)를 트럼프 타워와 트럼프 호텔에서 썼다. 카타르와 쿠웨이트도 각각 46만 달러(약 6억원), 30만 달러(약 4억원)를 지불한 '큰손'으로 파악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방 공무원이 의회의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금품이나 선물을 받는 것을 금지한 헌법 규정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는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의혹과 관련해 탄핵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나왔다. 일각에서는 탄핵 조사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