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확률 조작’ 과징금 제재… 게임 업계 파장 촉각

김지윤 2024. 1. 5.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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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비화 가능성도… 업계, 확률형 아이템 관련 개혁 본격화
넥슨 “공정위 결정 겸허히 수용… 건강한 게임 문화 만들어가겠다”
게티 이미지.

게임사 넥슨이 아이템 확률 조작 사건과 관련해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게임 업계에 미칠 파장에 게임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수익모델(BM)이 움츠러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게임사와 게이머 간의 집단 소송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이 온라인 PC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내에서 판매한 아이템 확률을 몰래 조작하고 거짓으로 공표한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큐브 강화 예시 설명. 공정위 제공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9월부터 장비와 게임 내 캐릭터의 능력치를 강화하는 큐브 옵션 확률을 임의로 낮췄다. 또한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 등의 확률은 0%로 재차 변경하고도 ‘큐브 기능은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같다’고 거짓 공지했다.

이러한 불공정 행위는 게임 속 다른 아이템과 타 게임에서도 발견됐다. 공정위는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넥슨이 거짓·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거래했다고 봤다.

다만 넥슨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이후인 2021년 3월 확률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했다. 넥슨 측은 이번 공정위 조치에 대해 “이용자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알릴 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로, 현재의 서비스와는 무관한 사안이다. 3년 전인 2021년 3월(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확률정보를 공개해 자발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과거를 돌아보며 부족했던 점을 채우고 건강한 게임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책임감을 느끼고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공정위의 조처가 넥슨과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간 소송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준성씨가 제기한 큐브 확률 거짓·기만 행위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수원지법 재판부는 넥슨이 김씨에게 청구액의 5%를 환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최근 내렸다. 넥슨이 상고해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철우 변호사. 본인 제공

김씨의 소송대리인 이철우 변호사는 “이번 공정위의 결정이 게임 내 확률을 조작하거나 확률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리지 않는 등의 행위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임을 확인했다면 위와 같은 위법행위는 구체적으로 넥슨에 이용자에 대한 배상책임 또는 환불의무를 발생시키는지 판가름하는 것”이라면서 “대법원이 이용자의 손을 들어준다면 그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법원에서 확정된 법리가 해당 기간에 게임을 이용한 이용자들 대부분에게도 적용될 수 있으므로 향후 소비자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과징금 처분과 이용자 소송 등의 파장이 커지면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 산업계의 대대적인 개혁론이 대두되고 있다. 더구나 오는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게임사들의 개혁 드라이브는 더욱 강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왼쪽)와 김창섭 디렉터. 생방송 캡처

넥슨 측은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우리의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 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공정위에 이의신청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공정위 발표 후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는 곧장 라이브 방송을 켜고 “큐브 확률 조정 등은 인 게임 밸런스 조정을 위해 확률을 조정하였다”며 “다시 한번 흔들린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고민하겠다. 게임성, 성장, 과금 구조, 업데이트의 구성 등에 대해 2021년 고객 간담회 당시의 마음으로 다시 살펴보고 고쳐나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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