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전설들 잇단 굴욕…루니는 3개월 만에 경질, 제라드는 사우디에서 9경기 무승

김희준 기자 2024. 1. 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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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수는 좋은 감독이 될 수 없다는 속설이 있다.

이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사우디에서는 보통 이미 끝났을 것"이라며 "알에티파크는 21세기에만 30번 이상 감독을 갈아치웠다. 제라드 감독을 구한 건 오직 선수 시절 그의 지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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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루니 버밍엄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좋은 선수는 좋은 감독이 될 수 없다는 속설이 있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설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웨인 루니 감독은 지난 2일 버밍엄시티에서 경질됐다. 지난해 10월 버밍엄 지휘봉을 잡은 뒤 3개월도 되지 않아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게리 쿡 버밍엄 사장은 "루니 감독과 함께한 시간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정된 경질이었다. 선임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있었다. 당시 버밍엄 구단주는 11경기 5승 3무 3패로 팀을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6위에 올려놓은 존 유스터스 감독을 내보내고 루니 감독을 모셔왔다. 이 때문에 이름값만 보고 무리한 선택을 내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루니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DC유나이티드를 2023시즌 우승 결정전인 MLS컵 플레이오프에도 올리지 못하고 물러나자마자 명성을 회복할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15경기 2승 4무 9패로 최악의 행보를 보인 끝에 지도자 경력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루니 감독은 해고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축구에선 결과가 중요하다. 내가 원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감독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시간이다. 13주는 변화를 평가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다"는 심경을 전했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지 못한 루니 감독은 당분간 가족과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스티븐 제라드 알에티파크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루니만큼 허덕이는 EPL 전설은 또 있다. 스티븐 제라드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 알에티파크에서 2개월 동안 9경기 5무 4패로 승리가 없다. 지난해 10월 29일 알웨흐다를 3-2로 격파한 게 마지막 승리다. 그 사이 사우디 국왕컵에서는 알나스르에 밀려 떨어졌고, 리그 순위도 8위까지 내려갔다.


10월부터 봐도 상황은 심각하다. 제라드 감독은 10월부터 치른 13경기에서 1승 6무 6패를 거뒀다. 사우디 국부 펀드의 지원을 받고 있는 4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도 조던 헨더슨, 데머레이 그레이, 조르지뇨 바이날둠, 무사 뎀벨레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영입한 걸 감안하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행보다.


루니와 달리 아직 경질에 가까워지지는 않았다. 영국 복수 매체에 따르면 제라드 감독이 당장 해고될 조짐은 없으며, 구단은 다만 불만족스러운 상태에 머무른 걸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사우디에서는 보통 이미 끝났을 것"이라며 "알에티파크는 21세기에만 30번 이상 감독을 갈아치웠다. 제라드 감독을 구한 건 오직 선수 시절 그의 지위"라고 설명했다.


제라드 감독은 지도자 경력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아시안컵 휴식기 동안 팀을 재정비해야 한다. 레인저스에서 2020-2021시즌 무패 우승을 이끌며 감독으로서도 가능성을 보였으나 애스턴빌라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며 약 1년 만에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사우디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다면 지도자 경력을 지속하는 데도 큰 타격이 따를 전망이다.


제라드 감독은 1월 이적시장에서 많은 지원을 요구했다. 지난 크리스마스 직전 인터뷰에서 "우리는 공격적이고 무자비할 필요가 있다. 이 팀을 더 경쟁력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리그 최고의 경쟁력을 갖기를 원한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사우디 프로 리그는 아시안컵 일정으로 약 6주간 중단된 뒤 2월 중순부터 재개된다. 이적시장 이후 2월 첫 2경기를 통해 제라드 감독의 거취에 윤곽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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