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진 1시간 뒤 '해일 주의' 첫 문자…지진 대비 사각지대 놓인 동해
1일 오후 5시 11분. 행정안전부가 동해안 전역에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해 일부 해안에서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한 해수면 변동이 나타날 수 있어, 해안가 안전사고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내용의 재난안전 안내문자를 보냈다. 동해에 접한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4시 10분)한 지 약 1시간 만이다. 기상청이 동해안 지역 지진해일 정보문을 처음 발표한 오후 4시 23분으로부터 48분이 지난 뒤에야 문자가 발송된 것이다.
하지만, 지진 당시 독도에서 근무 중이던 A씨는 이 문자마저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어떤 문자도 못 받았고, 누구라도 받았으면 전파가 됐을 텐데 다른 독도 근무자들로부터도 문자 받았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기상 악화 때문에 통신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예보 사각지대 놓인 독도
독도는 재난안전 안내문자 수신 가능 지역이지만 기상 악화 시 통신이 자주 두절돼 급한 소식은 울릉도나 육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통해 듣는다고 한다. 지진이 발생한 1일에도 풍랑특보가 발표될 정도로 기상이 나빠지면서 일부는 행안부와 지자체가 보낸 지진해일 주의 문자를 수신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대국민 지진해일 예보에서도 울릉도·독도에 대한 지진해일 위험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1일 지진해일 정보문에서 강릉·양양·고성·포항 등 네 지점을 기준으로 지진해일 도달 예상 시점과 파고를 발표했다. 일본 기상청이 자국 예보에서 독도를 쓰나미(지진해일) 위험 지역으로 표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 독도와 울릉도는 지진해일 위험 지역이 아니라 정보문에 포함하지 않았다. 지진해일은 연안에서 위험해진다”고 설명했다.
동해서도 연속지진 발생했지만…해저지진계는 ‘0’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동해 연속지진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동해 연속지진은 2019년 4월 19일 규모 4.3 지진이 일어난 단층면이 재활성화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큰 규모의 단층대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규모 7.0 지진이 동일한 지역에서 발생할 경우 지진 피해와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동해 연속지진이 일어난 단층에 대한 정보와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 관계자는 “동해 단층은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유관 기관들이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울릉도에 있었던 국내 유일 해저지진계마저 잦은 고장과 높은 관리 비용으로 2015년에 철수했다. 현재 동해 해저에서 지진을 감지하는 지진계는 전무하다.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을 분석하려면 단층의 크기·주향·경사 등 세밀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해저지진계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는 동해에서 발생한 지진의 정확한 깊이나 단층 운동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 근해에 설치된 해저지진계는 200여 개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동해 일대를 중심으로 지진해일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학과 교수는 “일본 동쪽 해역보다 서쪽 해역 지진 규모가 크진 않겠지만, 1983년 서쪽 해역 지진으로 강원 삼척 임원항에 최대 3m의 지진해일이 몰려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며 “3m 수준의 지진해일 정도는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전, 지진에 위험”…한수원 “미·유럽보다 높은 수준 대비”
이에 대해 원전 시설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동해안 지역의 원전은 국내 재난 상황에 맞게 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측은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0.2~0.3g)은 지진활동 정도가 우리나라와 유사한 미국 중동부(0.1~0.25g)나 유럽(0.05~0.3g)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라며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 당시 월성 원전에서 계측된 지반가속도 값도 내진설계 기준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고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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