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도 네이버로… 증권가, 손 잡을까 말까 고심

이광수 2024. 1. 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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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가가 네이버와의 협업을 놓고 고심 중이다.

네이버는 포털 증권 페이지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매매를 할 수 있도록 증권사 웹트레이딩시스템(WTS)을 연동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로부터 증권 페이지에 WTS를 연결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서비스 구축이 완료되면 투자자들은 네이버 증권 페이지에서 클릭만으로 각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에 연결돼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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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에 거래창 바로 연동 협업 제안
종속 우려 속 키움·토스 선택 주목


국내 증권가가 네이버와의 협업을 놓고 고심 중이다. 네이버는 포털 증권 페이지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매매를 할 수 있도록 증권사 웹트레이딩시스템(WTS)을 연동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포털 1위 사업자와의 협업이 투자자 유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네이버에 영원히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로부터 증권 페이지에 WTS를 연결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증권사가 입점 비용을 내는 조건이다. 비용은 증권사마다 다르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구축이 완료되면 투자자들은 네이버 증권 페이지에서 클릭만으로 각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에 연결돼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한 번 로그인해 두면 WTS로 넘어갈 때도 별도 로그인 절차 없는 방식으로 매매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는 제안이지만 무작정 환영할 수만은 없다는 게 증권가 분위기다. 지금까지 네이버와 협업을 확정 지은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두 곳뿐이다. 2017년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통해 서로의 지분을 가진 일종의 ‘운명 공동체’인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면 실제 참여를 확정한 증권사는 신한증권 한 곳인 셈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최종학 선임기자


증권사들은 장기적으로 네이버에 플랫폼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도 각자의 플랫폼을 구축해 자신만의 고객을 확보하고 싶어한다”면서 “고객을 네이버에 넘겨주는 그림이 되니 고민이 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개인 투자자 확보를 위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과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다만 쉽게 거절할 수도 없는 처지다. 네이버를 통해 주식을 매매하는 것이 보편화할 경우 뒤늦게 참여하고 싶어도 진입장벽이 높아져 있을 수 있어서다. 각 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셈법이 다르다. HTS와 MTS 점유율이 미미한 중소형사에선 네이버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영웅문’ 브랜드로 독보적인 개인 주식매매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키움증권이나 간편하고 참신한 디자인으로 젊은 층에서 높은 선택을 받는 토스증권의 경우는 당장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미래에셋증권이 기존 시장을 흔들어 보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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