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음 식사' 이재명 순조롭게 회복 중…'병상 정치' 나서나

김은지 2024. 1. 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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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빗근 위 1.4㎝ 자상 인한 회복 치료
상태 호전되고 있지만 합병증 우려
당 인재영입 발표 연기·중요 당무 보류
李 습격 '피의자 당적' 향배에도 촉각
부산 일정 중 피습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응급 이송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흉기 피습 후 입원 치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음 식사를 하고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이 이재명 대표가 일반 병실에서 순조롭게 회복 중이라는 소견을 확인해 주면서, 이 대표가 언제 당무에 복귀할 것인지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총선을 100일도 채 안 남긴 시점에서 이 대표가 조만간 '병상 당무'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일 민주당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2일 부산 일정 중 흉기 피습을 당한 이 대표는 목 부위에 흉기로 인한 자상으로 혈관 재건수술을 받고 회복 치료를 받는 중이다. 이 대표는 전날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이동, 건강 상태가 호전되면서 조기 당무 복귀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다만 별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더라도, 이 대표가 최소 열흘에서 2주 안팎의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의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이나 인재영입 등 총선 준비 작업 일부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날 오전 직접 브리핑을 하고 "이 대표가 좌측 목 부위에 흉쇄유돌근이라고 하는 목빗근 위로 1.4㎝ 길이의 칼에 찔린 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또 "근육을 뚫고 그 아래 있는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져 있었고 핏덩이가 고여 있었다"고 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다행히 동맥이나 주위 뇌신경·식도·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민 교수는 "이 대표는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칼로 인한 외상의 특성상 추가적 손상이나 감염, 혈관 합병증 발생 등의 우려가 있어서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당에서도 이날 오후 이 대표의 수술 예후를 공유하며 "이 대표가 그동안 물만 섭취하다 오늘 점심 병원에서 제공하는 미음으로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간단한 의사소통도 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현재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부재에 따른 당무 공백 상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거나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할 영역에 있어서는 속도 조절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방문해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둘러본 뒤 흉기 피습을 당해 쓰러져 있다. ⓒ뉴시스

이날 홍익표 원내대표는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조기 당무 복귀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의료진의 판단이 따라야 해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홍 원내대표는 "중요한 당무 같은 경우 약간 보류하고 있고, 일반적인 당무는 최고위원회에서 같이 처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보기에는 중요한 당무도 대표의 면회가 자유로워지면 그 때 가서 말씀을 드리고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무가 오랫동안 정지되거나, 또 중요한 일을 우리가 처리 못하거나 이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공관위 구성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논의가 돼 있다"며 "다만 최종적으로 대표의 의견을 들어야 되는 문제가 있다. 나 또는 사무총장 누구라도 최종적으로 대표의 의견을 확인하고 나면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당장 민주당은 이 대표의 공백에 따라 5일로 예정했던 추가 총선 인재영입 발표를 다음 주로 연기한 상태다. 이 대표는 당 총선 인재 발굴 등을 총괄하는 인재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이 대표가 병상에 있는 만큼 영입 인사를 직접 맞이하고 환영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해졌다. 또한 당은 지난 29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당 상황에 따라 공관위원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정치권에는 이 대표의 피습 여파로 이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의 '당적 논란'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피의자가 과거 국민의힘 당원이었다가 탈당 뒤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다. 여야 모두 사건의 본질은 당적 논란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향후 총선 판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피의자의 과거 정당 가입 이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이날 국민의힘은 윤희석 선임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피의자의 당적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을 유발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저급한 시도도 즉각 중단돼야 한다. 지금은 한마음으로 이 대표의 건강 회복을 기원함과 동시에 차분하게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할 때"라고 했다.

이와 관련 홍 원내대표도 "사실 당적 여부가 사건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논란이 됐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극단적 유튜버들은 '범죄자가 민주당원이라면 마치 민주당의 자작극, 이재명 대표 측이 일부러 일을 꾸민 것' 이렇게 몰아가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다. 또 반대로 우리 쪽의 극단적인 분들은 이게 마치 국민의힘의 사주를 받아서 우리 당에 위장 가입, 테러를 계획적으로 하고 예를 들어 '매우 대단한 배후가 있다'는 선입관을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홍 원내대표는 "배후가 있으면 배후가 있는 대로, 또 단독 범행이면 단독 범행인대로의 문제를 수사기관이 신속하게 밝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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