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스러운 괴물”…5억년 전 바다 최상위 포식자는 ‘이것’

방유경 2024. 1. 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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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플랑크톤의 일종인 '화살벌레'가 5억년 전 바다 속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약 5억년 전 화살벌레가 다양한 해양 동물을 통째로 잡아먹던 거대한 최상위 포식자였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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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박태윤 박사 공동연구팀, 북극서 최대 30㎝ 화살벌레 화석 발견
화석 표본 내부서 절지동물 발견
“원시시대에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
거대 원시 화살벌레 사냥 모습 재구성도. 극지연구소 제공


동물플랑크톤의 일종인 ‘화살벌레’가 5억년 전 바다 속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4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화살벌레의 과거 모습을 규명한 연구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실렸다.

화살벌레는 바다에서 흔히 존재하는 3㎝ 미만 크기의 동물플라크톤으로, 지금까지는 과거 미세 플랑크톤을 잡아먹는 하위 포식자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극지연구소 박태윤 박사가 주도하고 영국·덴마크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북위 82도에 위치한 북그린란드 시리우스파셋 화석산지에서 평균 길이 10∼15㎝, 최대 30㎝에 이르는 거대 화살벌레 화석 13개를 찾았다.

연구팀은 화살벌레 화석 내부에서 다른 절지동물의 파편 화석을 발견했다. 약 5억년 전 화살벌레가 다양한 해양 동물을 통째로 잡아먹던 거대한 최상위 포식자였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A: 거대 원시 화살벌레 화석 모습. B: 화석의 형태 해석 그림 C: 3차원 모델로 재구성한 티모레베스티아의 내부 형태 D: 연구를 바탕으로 구현한 티모레베스티아 모형. 극지연구소 제공


연구팀은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현미분석기를 활용한 화석 표면 기술을 연구에 이용했다. 이는 5억2000만년 전 생물의 내부 장기와 근육 다발 구조 등을 발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논문의 제1저자 겸 교신저자인 박태윤 박사는 “5억년 전 화살벌레는 먹이를 씹어 먹는 다른 포식자들과 달리 통째로 삼키는 최초의 포식자로 추정된다”며 “먹잇감들이 ‘공포스러운 괴물’을 피해 어떤 생존 전략을 꾀했을지 당시 생태계 진화 양상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원시 화산벌레의 취식 특징을 고려해 ‘티모레베스티아-코프리아이’라는 라틴어 학명을 붙였다. 티모레베스티아(Temorebestia)는 ‘공포스러운 괴물’을, 코프리아이(kopri-i)는 이번 연구를 주도한 극지연구소의 영문 이니셜을 각각 뜻한다.

북그린란드 시리우스파셋 화석산지에서 연구진이 화석을 채취하는 모습. 극지연구소 제공


한편 원시 화살벌레 화석이 발견된 곳은 2022년 국제지질연맹(IUGS)이 세계 100대 지질유산으로 선정한 화석 산지로, 현재 극지연구소만 현장 조사를 수행 중이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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