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D-7…똘똘 뭉친 한국 vs 분열된 일본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막(1월 12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대한민국과 일본 선수단 내 온도 차가 확연하다. 한국이 필승을 다짐하는 것과는 달리 일본 선수들은 불만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스페인 리그에서 활약 중인 일본 미드필더 구보 다케후사(23·레알 소시에다드)가 최근 아시안컵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지난 3일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마친 뒤 “아시안컵을 시즌 중에 개최하는 건 무척 유감스럽다”며 “나에게 월급을 주는 팀은 분명히 레알 소시에다드다. (아시안컵과 같은) 대표팀 토너먼트는 의무 참가 규정이 있어서 강제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본 핵심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26·아스널)도 최근 인터뷰에서 “아시안컵을 왜 1월에 치러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도 마찬가지다. 유럽선수권 등과 마찬가지로 6월에 개최하는 게 맞다. 참가 선수들에게 (체력과 컨디션 관련)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일본 선수단 내에서 이런 불만이 쏟아지는 이유는 주축 멤버 대부분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26인 최종 엔트리 중 77%에 해당하는 20명을 유럽파로 채웠다. 일정 관련 판단의 기준이 일본이 아니라 유럽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 축구가 ‘탈아시아’ 기조를 내세우면서 대표팀 내에서도 아시안컵보다 월드컵에 집중하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일본 언론은 “도미야스의 경우 유럽 겨울 이적 시장 기간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다른 클럽 임대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면서 “선수 이력의 중요한 분기점을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해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감쌌다. 그러나 일본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본 축구 팬들은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강제로 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 “요즘 선수들은 대표팀의 명예보다 자신의 연봉을 우선시하는 모양” 등의 의견을 쏟아내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한국 선수단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 1960년 이후 64년간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지 못한 한을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손흥민(32·토트넘)과 황희찬(27·울버햄프턴) 등 주축 선수들도 아시안컵을 앞두고 나란히 득점포를 터뜨리며 최상의 컨디션을 입증했다.
4일에는 중원 구심점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 낭보를 전했다. 툴루즈와의 2023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수퍼컵)에서 전반 3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파리생제르맹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인은 경기 MVP로도 선정됐다. 이강인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5일 축구대표팀 전지훈련 장소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합류한다.
한편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스포츠 도박사들은 여전히 일본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 영국 베팅업체 벳365가 제시한 아시안컵 배당률에 따르면 일본의 우승 배당률은 9/4로 가장 적었다. 한국은 5/1로 2위였고, 호주가 13/2로 뒤를 이었다. 일본의 우승에 100원을 베팅한 사람이 결과를 맞힐 경우 225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한국의 경우 500원, 호주는 650원을 받을 수 있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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