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광물에서 비롯한 건축사무소 '인테그'의 컬러 팔레트

2024. 1.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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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반짝이는 덩어리에서 발견한 건축적 배열과 도시의 형성.
미국에서 수집한 자수정 클러스터. 모든 결정이 비교적 균일하게 형성된 게 마음에 든다.
「 INTG 」
자연의 빈자리에 가장 잘 들어맞는 건물을 구상하는 것은 건축가가 늘 하는 일이다. 건축사무소 ‘인테그’의 조윤경 소장은 자연을 닮은 형태와 건물에 어울리는 재료를 탐색하다 광물을 좀 더 깊이 탐구하게 됐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가 수집한 수석을 보며 자랐지만, 단지 오래된 유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광물을 바라보면 작고 반짝이는 덩어리 속에 건축의 배열과 도시의 형성이 느껴져요. 때로는 작은 우주 같기도 해요.”광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무언가 중첩되거나, 아니면 폭발하거나. 하지만 그 속에서 생성되는 돌과 광물의 범위는 무한대로 증식된다.
두 개의 결정이 각각 다른 방향을 향하는 구도가 좋아서 수집한 백수정, 은침이 들어 있어 메탈릭한 물성이 느껴지는 침수정.

조윤경 소장이 광물에 흥미를 느끼는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서교동의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호텔을 디자인할 무렵, 가장 이상적인 핑크빛 대리석을 찾기 위해 떠난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수많은 원석을 목격한 후 광물에 대한 관심은 더욱 확대됐다. 그 후로 마음에 드는 광물을 발견할 때마다 하나씩 수집하기 시작했고, 한 달 정도 뉴욕에 머물 때는 렌트한 아파트 옆에서 돌과 광물을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는 하루가 멀다하고 드나들었다. 조윤경 소장이 보물처럼 간직한 날렵한 자수정 클러스터도 그곳에서 수집한 것이다.

푸른빛을 내는 결정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셀레스타이트 지오드와 할아버지가 수집한 수석.
원석 형태를 유지하면서 투명도가 높아 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히말라야 백수정. 조윤경 소장이 가장 최근에 수집한 원석이다.

“광물을 바라보며 건축과 관련된 영감과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요. 소재와 빛깔을 통해 설계에 대한 답을 찾거나 유기적 형태 그대로 건축물의 외형이 될 때도 있어요. 어떨 때는 광물이 하나의 모듈이자 유닛처럼 느껴져요.”그녀가 자연물의 위대함을 보기 위해 종종 찾는 곳은 제주도의 주상절리다. 용암이 식으면서 차곡차곡 쌓이고 굳어진 자연 속에서 규칙과 우연의 반복을 발견하는 것은 무척 즐겁다. “자연적으로 푸른색이 만들어지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더군요. 앞으로 희귀하고 신비로운 푸른색 광물을 좀 더 수집해 보고 싶어요.”푸른 광물에서 비롯한 컬러 팔레트가 인테그의 건축물에 미칠 영향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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