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친구’ 독재자 루카셴코, ‘셀프 면책법’ 서명

송태화 2024. 1. 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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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 '셀프 면책법'을 통과시켰다.

그가 서명한 '벨라루스 대통령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퇴임한 대통령은 물론 그의 가족에게 재임 기간 저지른 모든 범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소련 붕괴 후 1994년 치러진 벨라루스의 첫 자유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에 당선된 후 30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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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대통령, 형사 책임 지지 않아
재임 중 저지른 범죄 물을 수 없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왼쪽) 벨라루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3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의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 ‘셀프 면책법’을 통과시켰다. 퇴임 후 혹시 모를 위험에 단단히 대비해놓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매체 RBC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퇴임 대통령에게 면책권을 부여하고 평생 살 수 있는 부동산까지 제공하는 법 개정안에 전날 서명했다.

그가 서명한 ‘벨라루스 대통령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퇴임한 대통령은 물론 그의 가족에게 재임 기간 저지른 모든 범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퇴임한 대통령과 가족의 범죄와 관련해 어떠한 수사 절차와 구금 등 자유 박탈을 금지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퇴임 대통령의 특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가적으로 재산을 보호받을 권리를 유지하고, 벨라루스 국토에 있는 국가 소유 부동산 중 영구 거주지를 택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같은 개정안 내용은 벨라루스 대통령 웹사이트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벨라루스 인터넷 법률 정보 아카이브에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RBC는 설명했다.

벨라루스 대통령 웹사이트에서는 이 개정안이 벨라루스 대통령 후보 요건 등을 규정한 것이라고 소개돼 있다.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선거 전 최소 20년간 벨라루스에 영구 거주했으며, 외국 시민권이 없는 40세 이상인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소련 붕괴 후 1994년 치러진 벨라루스의 첫 자유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에 당선된 후 30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다. 1996년 국민투표를 통해 초대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렸고, 2004년에는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며 종신 집권의 기틀을 다졌다.

하지만 거세 반대에 부딪혀 2021년 동일인의 3연임을 금지하는 개헌안을 발표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듬해 2월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조항은 2025년 대선에서 선출되는 새 대통령부터 적용된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상반된 평가를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집권 뒤 혼란이 계속되던 벨라루스 정치를 안정시켜 빠른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찬사를 받는다. 하지만 소련식 권위주의적 통치로 자유를 탄압하고 장기 집권해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를 지지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푸틴 대통령에게서 핵무기를 받아내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당시 취재진과 만나 “러시아에서 핵무기와 미사일을 받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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