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JAL, 기장이 마지막에 내렸다…379명 탈출까지 18분
" “탈출구 8개 가운데 5개가 불타고 있었다. 내가 맨 마지막에 탈출용 슬라이드를 탔다.” "
지난 2일 일본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했던 일본항공(JAL) 여객기의 기장이 긴박했던 사고 순간에 대해 회사 측에 이렇게 설명했다고 NHK가 4일 전했다. 충돌 직후 탑승자 전원이 탈출하기까진 총 18분이 걸렸다.
JAL 측에 따르면 사고기 조종사는 기장을 포함해 모두 3명이었다. 이들은 현재 일본 운수안전위원회가 진행 중인 사고 조사와 별도로 회사 측에 이번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진술했다.
사고기는 2일 오후 5시 47분쯤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직후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했다. 이후 1㎞ 정도 활주로를 달린 뒤에야 멈춰설 수 있었다. 이미 동체에 화재가 발생한 상태에서였다.
사고기 기장은 “여객기가 정지했을 때 조종석에선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인식할 수 없었다”며 “복수의 객실 승무원들이 기체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승객들에게 ‘침착하게 행동해달라’고 크게 소리쳤다”고 말했다. 이어 “9명의 승무원 중 책임자가 조종석으로 달려와 화재 발생을 보고했다”며 “(기장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이미 맨 앞의 비상 탈출구 2개 문을 열고 대피를 시작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충돌로 인터폰이 고장 나면서 보고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승무원들이 순발력 있게 판단한 결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단 얘기였다. 이와 관련, 앞서 일본 언론들은 “90초 안에 여객기 승객을 전원 대피시키는 ‘90초 대피 훈련’(연 1회 실시) 덕분에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또 기장은 “(이미 열린 2개 탈출구를 제외한) 남은 6개 탈출구 중 5개 탈출구는 화재 때문에 열 수가 없었다”며 “유일하게 열 수 있었던 건 객실 맨 뒤편 왼쪽 탈출구뿐이었다”고 밝혔다. NHK는 “승객과 승무원 379명 가운데 최후의 1명인 기장이 탈출용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와 지상에 발을 디딘 게 오후 6시 5분이었다”며 “기체가 착륙한 지 18분 뒤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JAL 여객기의 조종사들은 충돌 직전까지도 활주로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회사 측에 진술했다. 다만 한 조종사는 “충돌 직전에 순간적으로 뭔가가 보였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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