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그바로 3500억 날리고, 안토니+산초로 허탕…이젠 가성비+임대 선수만 쫓아다녀"→PL 최다우승팀의 추락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부족한 득점력과 상대를 힘겹게 막아내고 있는 수비진, 이 둘을 잇는 확실한 실력의 미드필더의 부재까지 산적한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모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순위 반등을 위해 서둘러 고쳐야 할 사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월 이적시장 초반 맨유는 조용하다. 이는 구단의 자율적인 선택이 아니라 영입을 담당할 수 있는 운영진이 없고, 또 자본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4일(한국시간) 자사 기자들과 함께 맨유 영입 계획을 들여다보고 내부 상황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로리 위트웰은 "맨유는 제이든 산초와 도니 판더비크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을 처분해야 하고 실제로도 처분하고 있다"며 운을 뗀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적인 거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급 재정을 다소 완화할 수는 있겠으나 이적료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맨유가 겨울 이적시장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는 '총알'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지난 2021년 8500만 유로(약 1155억원)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유에 입성한 공격수 제이든 산초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 현 맨유 사령탑 에릭 턴하흐 감독과의 갈등으로 팀에서 사실상 쫓겨난 상태다.
올 시즌 대부분을 경기장 바깥에서만 보내게 된 산초의 몸값이 하락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축구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는 산초를 2500만 유로(약 357억원)의 헐값을 매겼다. 맨유가 산초를 내보내더라도 영입 자금에 큰 보탬이 되기는 어렵다.
아울러 올 시즌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하며 잊혀진 미드필더 판더비크 또한 독일 분데스리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임대를 떠난 것이기 때문에 그의 처분을 위해서는 여름까지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임대 계약을 조기 해지하고 원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로 돌려보낸 풀백 세르히오 레길론의 경우 단순한 임대 해지여서 그의 원대 복귀가 영입 자금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맨유가 많은 팬을 앞세워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탄탄한 수익을 올리는 구단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자본 부족으로 허덕이는 것은 다소 역설적이다. 디애슬레틱 기자 애덤 크래프턴은 "맨유는 현재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과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을 어길 수 있다"며 자본을 마련해도 당장의 영입은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맨유가 지금껏 구매와 판매 모두 실패했다는 점에서 비롯된 문제다.
크래프턴은 "맨유의 자본 문제는 투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며 "영입할 때는 과한 돈을 지급했고 (선수들을 처분해) 돈을 벌어들이는 것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맨유는 최근 과도한 이적료를 남발해 많은 팬들의 원성을 샀다. 특히 올 시즌 단 한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하며 대형 실패작으로 손꼽히는 안토니 영입에는 9500만 유로(약 14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 들었다.
판매 또한 수월하지 않았다. 맨유는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미드필더 폴 포그바를 영입하기 위해 8900만 파운드(약 1500억원)에 달하는 맨유 역대 최고의 이적료를 비롯해 에이전트 수수료, 연봉 등 총 2억 1900만 파운드(약 3420억원)에 달하는 돈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포그바는 맨유에 단 한 푼의 돈도 돌려주지 않고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자유계약신분(FA)로 떠났다. 포그바의 사례는 지금까지 맨유가 여러차례 실패한 판매 기록 중 하나일 뿐이다.
연이은 자본 관리의 실패로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가성비' 영입과 임대 이적만을 꾀하며 힘겹게 이곳 저곳을 들쑤시는 맨유다. 크래프턴은 "맨유는 현재 임대와 가성비 선수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다(scratching for loans and budget moves)"며 구단의 경제 관념에 혹평을 보냈고 "이러한 영입마저도 효과가 없을 것이 자명해 부상에서 복귀하는 선수들과 기존 자원들에 의지해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 외에도 영입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관제탑이 부재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크래프턴은 "스포츠 디렉터를 빨리 선임해야 한다"며 "다른 구단들은 이미 겨울 이적시장에서의 계획을 마무리하고 여름에 영입할 선수들을 들여다보고 있을 것인데 맨유는 현재 영입을 담당할 운영진이 없어 계획조차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맨유는 최근 영국의 화학공업 회사 이네오스의 수장 제임스 랫클리프로부터 구단 지분 부분(25%) 매입을 통한 투자를 받았다. 이를 통해 기존 맨유 구단주 글레이즈 가문과 함께 공동 구단주 자리에 오른 랫클리프는 운영진 개혁을 주창했고 맨유의 부사장 리처드 아놀드의 사임과 스포츠 디렉터 존 머토우의 부서 이동을 불러왔다. 현재 맨유는 머토우의 공백을 채울 여러 후보를 고려하고 있다.
크래프턴은 "빨리 스포츠 디렉터를 선임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또다시 6개월간 밋밋하게 보내야할 것"이라며 "지난 12개월 동안도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고착화됐다"는 견해를 전했다.
현재 리그 8위에 그친 맨유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리그 4위 아스널과 9점의 승점차를 기록하고 있어 다음 시즌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영입까지 지지부진하다면 또다시 맨유 팬들은 실망을 감출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맨유는 오는 9일 5시 15분 위건 애슬레틱과 FA컵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어 15일 1시 30분 토트넘과의 리그 21라운드 경기로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추격전을 벌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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