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3노조 "이재명 대표 헬기 이송 문제 지적하면 불경인가?" [미디어 브리핑]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과 관련, 이 대표가 응급헬기를 이용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데 대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일선 의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SNS에서도 특혜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환자의 생명을 위해 분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이라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해야 했고, 서울로 이송할 정도라면 그다지 응급한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응급헬기 이용은 특혜라는 것이다. (사실 서울로 이송하느라 응급수술은 피습 이후 5시간 뒤에 시작됐다.) 일반인들은 사경을 헤매는 아이와 부모를 치료할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 치는 상황에 힘 있는 정치인이라 상식 밖의 특혜를 받았다는 비난이 일만한 상황이다.
물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피해자에게 어떻게 헬기를 탔냐는 지적이 몰인정하고 비인간적일 수 있다. 이점 때문에 당장 국민의힘 측이나 정치인들이 나서서 이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헬기 이용은 정치테러라는 중대성이나 이재명 대표의 피해 정도와는 엄연히 별개의 사안이고, 다수의 국민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언론이 별도로 짚을 수 있는 소재다. 애초 이 점이 제기되자 민주당에서는 "가족의 요청이 있었다"는 해명이 나왔고, 그러자 "가족이 요청하면 헬기 태워주냐"는 비난이 일었다. 또 부산대병원은 "민주당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명했고, 소방본부는 "병원 측의 요청이 있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폭탄을 돌리고 있다. 누가 이같은 무원칙 특혜 결정에 관여했는지 밝혀야하고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다.
이밖에 정치지도자가 권역외상센터를 두고 있는 부산대병원을 못 믿고 서울대로 향해 지방의료 불신을 조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파장이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인데, 위와 같은 내용으로 한 꼭지 보도하면 훌륭한 문제 지적 리포트가 안 됐을까? 힘 있는 자들의 의료 특혜를 꼬집는 시원한 기사가 아니었겠는가 말이다. 이태원 참사 당시 구급차를 불러 타고 현장에 간 민주당 신현영 의원 사례도 한 줄 보태면 공감대가 더 컸을 것이다.
역시 MBC는 헬기의 헬 자도 안 꺼냈다. 민주당에 이재명 대표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봐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런 와중에 어제 MBC 뉴스데스크는 타사와 차별되는 뉴스들이 참 많았다. 정부 여당에 불리한 내용들만 홀로 주구장창 쏟아냈다.
1. 대통령 신년인사회 소식을 전하면서 자연히 이재명 대표 테러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반응을 보도했는데, 사실 이 리포트에서 강조한 내용은 뜬금없게도 '김건희 여사는 신년회에 불참했다'는 점이었다. 김민찬 기자의 클로징 스탠드업도 "김건희 여사가 특검법을 의식해 외부 노출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건희 이슈를 어떻게든 어느 기회에서든 살리겠다는 의도였다.
2.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노인회를 찾아가 사과한 내용을 방송 3사 중 MBC만 별도 꼭지로 비중있게 다뤘다. 이미 사퇴한 민경우 비대위원의 노인 폄하 발언을 한 번이라도 더 알리려는 의도였다.
3. 이준석 신당에 허은아 의원이 합류했다는 소식도 MBC만 별도 리포트로 보도했다. 신당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신당 띄우기에 나서는 의도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4. '독도 영유권 분쟁' 논란과 관련, 신원식 국방장관이 과거 비슷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도 3사 중 유일하게 전했다.
5. 소위 '청부 민원'을 했다는 류희림 위원장 관련 방심위 전체회의가 무산됐다는 소식도 MBC만 보도했다. 야당 위원들의 일방 요구였고 여당 위원들이 불참해 회의가 무산된 것일 뿐인데 마치 류희림 위원장이 궁지에 몰렸다는 듯 호도했다.
이처럼 하루치 뉴스만 봐도 편파적 보도가 넘쳐나는 MBC 뉴스데스크에 감히 이재명 대표의 헬기 이송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는 기대난망이다. 정부 여당 인사가 비슷한 참사로 헬기 이송이 이뤄졌다면 현 MBC 지도부는 어떻게든 비판의 시동을 걸었을 것이다.
2024.01.04.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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