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럽지 않은 나만의 행복 조각들, 이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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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행복의 조각들이 있다.
누구는 아침마다 배달 오는 신문을 읽으며 행복의 조각을 주울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산책을 하며 자연을 만나는 게 행복이리라.
남이 보면 뭐라 할지 몰라도 이게 나만이 느끼는 행복의 조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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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자 기자]
하루에 세 끼 밥을 먹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어떤 날은 정말 두 끼만 먹고 살 수는 없을까 생각을 해 본다. 둘이 먹어도 셋이 먹어도 밥상 차리는 일은 늘 신경이 쓰인다. 특히 남편은 반찬을 골고루 먹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끼니 때가 오면 "뭘 먹지?" 매번 물어본다. (관련 기사: 새해 계획은 90세 가까운 남편과 노는 것).
겨울 점심으로는 가끔 무밥이나 콩나물 밥, 또는 굴밥, 톳밥도 해 먹는다. 반찬을 만들 필요도 없고, 만들기 간편해서 좋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어제 시장에서 사 온 콩나물과 달래 식재료가 있어 오늘 점심은 한쪽은 콩나물밥, 한쪽에는 굴을 넣어 굴밥을 했다. 먼저 쌀을 좀 담가 놓았다가 콩나물도 씻어 냄비에 밥을 안쳤다. 밥이 끓고 난 후 굴을 넣고 뜸을 들인다.
누룽지 맛있게 만드는 법
▲ 굴밥, 콩나물 밥 누룽지 점심에 만들어 먹은 콩나물 밥, 굴 밥 |
ⓒ 이숙자 |
남편이 식탁으로 오더니 "와아 누룽지 맛있게 눌었다"하며 좋아한다. 그 말을 들으니 나도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별스럽지 않은 음식이지만 정성스럽게 지은 콩나물 밥, 굴밥을 달래 간장에 참기름 듬뿍 넣고 슥슥 비벼 먹으니 참 맛있다. 가끔은 색다른 메뉴가 입맛을 돋게 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 사는 행복이 별것 아니다. 내 손으로 요리를 직접 만들고, 그게 좋고 맛있으면 행복한 삶인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행복의 조각들이 있다. 예를 들면 누가 봐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라도, 한 조각 이승에서 느끼는 행복은 있지 않을까. 누구는 아침마다 배달 오는 신문을 읽으며 행복의 조각을 주울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산책을 하며 자연을 만나는 게 행복이리라. 그 또한 행복의 한 조각이라 말하고 싶다.
나이 든 세대라서 그런지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노년의 삶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고. 누구는 '남편 밥까지 세 끼 차리는 것 불편하지 않으세요?'하고 나에게 묻지만, 나는 밥 챙기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있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할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은 탓이다. 감사할 이유를 찾으려면 수도 없이 많다. 오늘도 남편 점심 밥을 차리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
아침엔 내가 우려 마시는 녹차 한 잔에 행복하고, 오후가 되면 남편에게 부탁해 보이차를 마시는 순간도 행복하다. 겨울에 마시는 보이차 맛이 더 각별하다.
남이 보면 뭐라 할지 몰라도 이게 나만이 느끼는 행복의 조각들이다. 글을 쓰는 순간, 시를 외우는 동안 나는 행복하다. 거기에 언제나 든든한 남편은 지금도 거실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 이렇게 작은 일상들이 내가 향유하는 행복의 조각들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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