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1st] 7골 대잔치 벌인 지로나와 아틀레티코, 이제는 익숙한 두 팀의 '공격축구'

김희준 기자 2024. 1. 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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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지로나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지난 시즌이었다면 우연으로 치부했을 수도 있다. 올 시즌 지로나와 아틀레티코마드리드는 공격축구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두 팀이다.


4일(한국시간) 스페인 지로나의 에스타디 몬틸리비에서 2023-2024 스페인 라리가 19라운드를 치른 지로나가 아틀레티코를 4-3으로 이겼다. 지로나는 승점 48점으로 리그 1위 레알마드리드와 승점 동률 2위를 유지했고, 아틀레티코는 3위(승점 38)에 머물렀다.


난타전이 벌어졌다. 전반 2분 만에 발레리 페르난데스가 아름다운 감아차기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전반 14분 알바로 모라타가 앙투안 그리즈만의 백헤딩 패스를 받아 정교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지로나는 전반 26분 코케에게서 공을 가로챈 이반 마르틴의 슈팅을 얀 오블락 골키퍼가 쳐내자 사비우가 세컨볼을 밀어넣어 다시 앞서나갔고, 전반 39분에는 약속된 코너킥으로 1골 더 달아났다.


아틀레티코의 맹추격에도 지로나는 이를 기어이 뿌리쳤다. 전반 44과 후반 8분 모라타가 2골을 더 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부는 3-3 동점이 됐다. 지로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후반 추가시간 1분 마르틴이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지로나 공식 X 캡처

올 시즌 훌륭한 공격축구를 보여준 두 팀다운 경기였다. 지로나는 리그에서 46골로 득점 1위에 올라있고, 아틀레티코 역시 39골로 3위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에도 조짐은 보였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지로나는 당시 리그 58골로 레알,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비야레알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55실점으로 리그 최다 실점 5위를 차지하는 불안한 수비 속에 최종 리그 10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은 다르다. 24실점으로 여전히 상위 7팀 중 최다 실점이지만 공격력으로 이를 완벽히 덮었다. 맨체스터시티와 같은 시티 풋볼 그룹 산하인 지로나는 짧은 패스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많은 전진패스로 기회를 창출하는 맨시티와 유사한 전술 기조로 라리가에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경기에서 주목할 점은 높은 전방압박을 통한 역습, 약속된 세트피스 득점 등으로 다채로운 공격 패턴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지로나는 상대에 점유율을 내주는 경우 효율적인 역습으로 재미를 많이 본 팀인데, 아틀레티코를 상대로도 전방압박으로 공을 탈취해 두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또한 세 번째 득점에서는 짧은 코너킥을 전개해 상대를 유인한 다음 먼 골대로 연결하는 약속된 플레이로 자신들이 완성도가 높은 팀임을 입증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마드리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상대였던 아틀레티코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공격적인 색채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틀레티코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부임 이후 두줄수비로 대표되는 단단한 축구로 리그 강자로 우뚝 섰다. 그러나 4-4-2 수비 시스템이 보편화되고 아틀레티코가 라리가 3강으로 거듭난 뒤에는 시메오네 축구에 시메오네 감독이 당하는 경우도 종종 연출됐다.


아틀레티코는 지난 시즌 후반기 공격적인 3-5-2 전형으로 탈바꿈하며 쇄신에 성공했다. 윙백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중원을 두텁게 만들어 앙투안 그리즈만을 공격 상황에서 더욱 자유롭게 풀면서 팀 전체 득점력이 올라갔다. 올 시즌 23실점으로 상위 7팀 중 지로나에 이어 최다 실점 2위를 기록하면서도 리그 3위를 지킨 건 훌륭한 공격 덕분이었다.


이 경기에서는 올 시즌 부활한 모라타가 빛났다. 그리즈만과 훌륭한 호흡을 자랑하며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준 모라타는 이날도 상대 수비를 깨부수는 침투력과 정밀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해 지로나를 몰아세웠다. 상기한 윙백의 공격력이 빛나지 않았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아틀레티코가 다양한 득점 루트를 가진 팀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지로나와 아틀레티코는 지난 시즌 전이었다면 상상하지 못했을 공격축구로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를 그대로 드러내며 올 시즌 선풍을 일으키는 이유를 증명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로나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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