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해 바뀌자 HBM부터 보러갔다…반도체 전략 점검

이희권 2024. 1. 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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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를 방문해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으로부터 HBM(고대역폭메모리) 웨이퍼와 패키징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SK그룹 측은 “칩 다이(원형 웨이퍼를 이루는 낱개 사각형 칩) 부분이 반도체 기술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라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했다”고 밝혔다. 사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최태원 SK 회장의 새해 첫 현장 경영 ‘원픽’은 역시나 HBM(고대역폭메모리)였다. 최 회장은 해가 바뀌자마자 첨단 메모리 반도체 전략을 가장 먼저 챙기며 관련 사업에 힘을 실었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4일 이천캠퍼스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분야 성장 동력과 올해 경영 방향을 점검했다.

HBM은 지난해 SK하이닉스를 넘어 그룹 전체를 상징하는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제품이다. 기존 메모리 칩을 세로로 쌓아 올려 성능을 끌어 올린 HBM은 AI 시장의 각광을 받으며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HBM 시장에선 메모리 선두 삼성전자도 제치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부터 5세대 HBM3E 양산에 나선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이 전체 D램 메모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는 2배(18%)로 커질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를 방문해 경영진들과 반도체 현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하이닉스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AI 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비즈니스’ 관련 조직을 별도로 만드는 등 AI 메모리 반도체 우위를 지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HBM3E를 넘어 이르면 2026년부터 양산되는 6세대 HBM(HBM4)에서도 이미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 공동 설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HBM과 같은 AI 특화 메모리 반도체는 고객 요구에 맞춰 개발하는 맞춤형 수요가 늘고 있다.

최 회장 역시 이날 반도체 전략에 대해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수요 등 고객 관점에서 투자와 경쟁 상황을 이해하고 고민해야 한다”며 전 세계 시장의 이해관계자를 위한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식 접근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어 특정 제품군 중심의 전략뿐 아니라 전체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거시 환경에 대한 이해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역사적으로 없었던 최근 반도체 시장 상황을 교훈 삼아, 골이 깊어지고 주기는 짧아진 속도 변화에 맞춰 경영 계획을 짜야한다”며 유연한 대응을 당부했다.

최 회장의 최근 경영 행보는 대부분 반도체에 집중됐다. 지난해 9월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중에도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에 건설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방문해 공사 현황을 살폈다. 지난 연말에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미주법인과 AI 연구개발 전문기업 가우스랩스를 방문하며 현안을 점검했다.

새해 첫 현장 일정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한 최 회장은 다음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를 방문한다. SK하이닉스는 CES 2024에서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떠오른 고성능 메모리 제품들을 전시하며 관련 기술력을 선보일 계획이다.

차준홍 기자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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