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러브스토리까지 공개한 공효진의 솔직함
[이준목 기자]
"배우에게 최고의 선물이란, 결국 내가 한 일에 대한 대중의 애정이나 응원이 돌아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얻기 위하여 작품을 만드는 것이니까. 그리고 앞으로는 그런 수확을 영화에서도 얻어보고 싶다."
소통과 공감을 중시하는 배우 공효진의 진솔함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19세의 대장장이 이평화 군, 수능 역사상 최초의 만점자 오승은씨, 배우 공효진이 출연하여 자신만의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유퀴즈' 초대손님의 면면
열다섯에 대장장이의 길을 걷기 시작해 어느덧 5년차가 된 이평화 군은 초등학교 4학년에 유튜브를 보고 접한 대장장이의 모습에 매료되어 단번에 진로를 결정했다고. 전북 진안에 거주하던 평화군은 어린 나이에 학업도 포기하고 홈스쿨링을 하면서, 보호자도 없이 충청도에서 고시원 생활까지 감수하며 대장장이 일을 배웠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매일같이 울기도 했지만 다음날이 되면 마음을 추스르고 또다시 신이 나서 즐겁게 일했다고 회상했다. 평화군은 "힘들어도 그만둘 생각조차 안했던 게, 제가 한 선택이니까. 제 선택에 대한 책임은 저에게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한 장면. |
ⓒ tvN |
오승은 교수는 1999년 수학능력시험 사상 최초의 수석이자 1968년 예비고사 이후 30여년만에 국가주관 대입시험 역사상 최초의 만점자로 이름을 남긴 인물이다. 수능 시즌이 될 때마다 승은씨의 이야기는 매년 전설처럼 끊임없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현재 승은씨는 미국 대학에서 조교수로 근무하며 계속 물리학 연구를 하고 있으며, 테뉴어 트랙(종신교수 임용과정)을 밟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승은씨의 부친은 행정고시 8회 수석 출신으로 당시 행자부의 지방행정연수원장을 역임하던 고위 공무원이었다. 이를 두고 '공부는 역시 노력이 아닌 유전'이라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승은씨는 "부모님이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물려주셨다"고 인정했다.
당시 승은씨가 남긴 "모르는 문제가 없었다" "H.O.T가 뭐죠?" 등의 전설적인 어록들은 큰 화제가 됐다. 승은씨는 민망해하며 "정답에 확신이 있었고 찍은 문제가 없었다는 뜻으로 한 말이지, 모르는게 없다고 하지는 않았다"고 정정했다. 또한 당시 최고의 아이돌 가수이던 H.O.T에 대해서 당연히 알고는 있었지만, 맥락상 구체적인 정보까지 "잘은 모른다"고 언급했던 게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승은 씨는 공부를 잘하는 방법에 대하여 "공부가 재밌으면 가장 좋고, 아니라면 미워하지는 말자"라는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또한 승은씨는 수험생들이 별 생각없이 지나치기 쉬운 '교과서'의 의미에 대하여 '인류의 지식을 접하는 채널'이라고 정의하며 방대한 지식과 역사를 책 한권에 정리한 사람들의 노력을 생각하며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물리학으로 진로를 정한 승은씨는 "한국에서만 지냈으면 혼자 잘난줄 알고 살았을텐데, 더 큰 세계에 나가 더 뛰어난 사람들을 보면서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고 돌아봤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한 장면. |
ⓒ tvN |
공효진은 남편과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세 연하의 가수 케빈오와 결혼하여 품질녀가 된 공효진은 어느덧 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신혼같은 애정을 자랑했다.
본래 공공연하게 비혼주의를 표방하고 다녔다던 공효진은 "결혼할 사람은 알아본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더라"며 남편과의 첫만남을 회상했다. 첫 인상에서 공효진은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다"라고 느꼈다며 "나보다 낫기 쉽지 않은데"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공효진은 드라마 <동백꽃필무렵>을 마치고 콘서트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다. 얼마뒤에는 해외 뮤지션 콘서트에 우연히 함께 가게 되면서 일행의 티켓팅을 전담하게 된 남편에게 "전화번호보다 계좌번호를 먼저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공효진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남편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랑을 키워갔다. 당대 최고 인기 여배우와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의 영화같은 만남은 큰 화제가 됐다.
배우로서 공효진은 25년의 세월동안 드라마 13편, 영화 25편의 필모를 가진 어엿한 중견 여배우가 됐다. 공효진은 "이제는 연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일하는 장소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금 알 것 같다"고 밝히며 "예전에는 일을 일로서만 느껴졌다면, 지금은 너무 재밌는 시간이라는 생각도 들고 상처받지 않는 여유도 생겼다"고 고백했다.
공효진은 특유의 놀라운 작품 선구안에 대하여 "시나리오를 읽고 재밌다가 1번이다.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느끼는 것처럼, 글속에서도 대사를 통하여 재미가 보인다"며 자신만의 비결을 소개했다.
공효진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면서 "잉여로운 삶을 즐기다가도, 오늘 하루에 뭘 한게 있나 돌아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괴롭다"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는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주로 맡은 공효진은, 영화에서는 <미씽>, <미쓰 홍당무> 등 오히려 개성 강하고 파격적인 캐릭터나 장르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관련해 공효진은 "드라마에서는 대중적으로 많은 이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을 하다보니까 영화에서는 일탈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며 "배우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이다. 드라마에서 해소하지 못한 갈증을 영화에서 해소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으로 최근 입대한 남편에 대한 사랑도 전했다. 예전에는 어둡고 까칠한 면이 있었다는 공효진은 남편을 만나면서 한결 부드러운 성격으로 바뀌었다고.
공효진은 남편에게 전하는 메시지에서 "내가 힘들어할까봐 걱정은 하지 말고, 당신의 몸이 온전히 나에게 그대로 돌아오기를 기도할게, 남자가 되어 돌아와.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웃으며 애정어린 응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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