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사업 국가지원금 편취한 46명, 무더기 재판行

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국가 지원 대출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시공업자·사업자 등 46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공준혁)는 100억원 상당의 부정한 대출을 받아 국고 지원금을 편취한 태양광 시공업자 15명과 발전사업자 31명 등 총 46명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대구 동구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기사 본문과 직접적 관련 없음)

정부는 2017년부터 태양광 시설 등 확충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을 통해 전력 산업기반기금을 이용해 거치기간 5년, 금리 연 1%대의 장기·저금리의 정책자금 대출을 제공했다. 그런데 일부 시공업자들이 이를 악용해 '자부담 없이 대출금만으로 시공해준다'고 홍보해 다수의 태양광 공사를 수주했다. 또 발전사업자들은 부정 대출을 통해 자부담금 없이 고가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생산한 전기를 다시 국가에 판매해 대출금 대비 연 20%에 달하는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8월께 국무조정실이 대출사기가 의심되는 태양광 시공업체들이 있다고 대검찰청에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대구지검은 지난해 10~12월 한국에너지공단, 국세청, 금융기관, 시공업체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고 관련자를 조사했다.

범행에 가담한 발전사업자 중에는 대출 지원 대상이 아닌데도 남의 명의를 빌려 발전소를 건립·운영한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지역 농축협 임원이 일부 포함됐다.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여러 사람 명의로 복수의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한 사례도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태양광 발전사업자 등이 무자본으로 저리의 대출도 받고 대출이자 10배 상당의 이득을 챙기는 등 국가재정이 특정인의 수익 창출을 위해 부당하게 이용되는 국가재정 범죄의 전모를 밝혀냈다"며 "관련 법령에 따라 신속하게 범죄수익을 환수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국고를 고갈시키는 국가재정 범죄에 대해 지속해서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