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양육비 미지급 신상공개’ 논란 4년8개월, '배드 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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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파더스(Bad Fathers)'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웹사이트다.
해당 부모의 얼굴, 직업, 주소 등의 신상을 공개해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개설됐다.
양육비 이행법이 시행된 후 여성가족부에서도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가부의 신상 공개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자 2022년 2월 배드 파더스는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양해들)로 이름을 바꾸고 웹사이트를 재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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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파더스(Bad Fathers)’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웹사이트다. 해당 부모의 얼굴, 직업, 주소 등의 신상을 공개해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개설됐다. 이 단체의 운영진은 비공개 익명으로 운영 중이지만 외부와의 소통을 위해 구본창 대표는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 7월 사이트 개설 당시부터 사적 제재의 논란이 컸지만, 배드 파더스측은 "부모의 초상권보다 아이의 생존권이 더 우선돼야 한다"며 해당 부모의 신상을 꾸준히 공개해 왔다. 양육비는 양육자들의 법적인 권리이며 신상 공개는 피해자의 방어권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측면에서였다.
파급력은 컸다. 사이트 개설 후 3년여 동안 900여건의 미지급 양육비가 이행됐다. 2021년 7월에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양육비 이행법)도 제정됐다. 이 법의 핵심은 미지급자의 신상 공개와 최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도록 한 처벌 근거다. 양육비 이행법이 시행된 후 여성가족부에서도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배드 파더스는 2021년 10월 ‘더 이상 사이트를 운영할 명분이 없다’며 자진 폐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가부의 신상 공개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자 2022년 2월 배드 파더스는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양해들)로 이름을 바꾸고 웹사이트를 재공개했다.
사이트의 파급력이 커질수록 사적 제재에 대한 논란도 뜨거워졌다. 공권력이 아닌 민간에서 신상을 공개하는 사적 제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2019년 5월 배드 파더스에서 개인 정보가 공개된 5명이 구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점 등을 문제 삼아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은 사건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2020년 1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배심원 7명의 만장일치 무죄 의견을 받아들이며 "양육비 채무 불이행은 자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단순한 금전 채무와 다른 특수성이 있다"며 "배드 파더스의 활동 목적은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에선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법률상 허용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적 제재 수단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단 범행 경위에 참작할 점이 있다며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대법원도 4일 이 같은 2심 재판부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배드파더스가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사안에 대한 여론 형성에 기여한 면이 있지만, 사적 제재의 하나로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컸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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