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법원서 숨진 남편 정자 추출 허가… 우리나라도 될까?

이슬비 기자 2024. 1. 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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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주 대법원이 사망한 남편 몸에서 정자를 추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는 심리에서 지난 3일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WA주에서는 의학적 이유가 있으면 사망한 사람의 신체에서 조직 등을 추출할 수 있다.

한편, 이번에 남편 몸에서 정자 추출을 해도 된다는 판결을 받은 호주 여성 A씨는 실제로 아이를 얻으려면 호주 퀸즐랜드주 등 다른 주에서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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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주 대법원이 사망한 남편 몸에서 정자를 추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는 심리에서 지난 3일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을 제기한 여성 A씨(62)는 지난달 17일 남편을 잃고, 위의 내용으로 대법원에 긴급 심리를 요청했다. 2013년, 2019년 딸과 아들을 잃은 A씨는 사망 전 남편과 시험관 아기 대리모 시술로 아이를 낳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부부가 함께 병원에서 검사도 받았다.

피오나 시워드 판사는 사망한 남편이 자기 몸에서 정자를 추출하는 걸 반대할 것으로 볼 이유가 없다며, 이를 허가한다고 판결했다. WA주에서는 의학적 이유가 있으면 사망한 사람의 신체에서 조직 등을 추출할 수 있다.

영국에서도 2018년 비슷한 사례가 알려진 적이 있다. 영국의 유명 가문 출신 부부가 오토바이 사고로 젊은 나이에 숨진 아들 시신에서 정자를 채취해 손자를 얻었다. 부부는 냉동 상태로 정자를 1년간 보관하고 있다가 미국의 한 시험관 아기 시술 전문병원에서 대리모를 통해 손자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까?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윤리적·법적으론 불가능하다. '생명 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3조 2항 2호에 누구든지 배아를 생성할 때는 사망한 사람의 난자나 정자로 수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남편 몸에서 정자 추출을 해도 된다는 판결을 받은 호주 여성 A씨는 실제로 아이를 얻으려면 호주 퀸즐랜드주 등 다른 주에서 시도해야 한다. WA주에서는 사망한 사람의 생식 세포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판결문에서도 추출은 가능하지만, 법원 동의 없이 추출한 정자를 사용할 수는 없다고 명시됐다. 다른 주로 정자를 보낼 때도 WA주 생식기술위원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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