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빚부터 갚자”는 사람 늘어…빚투·영끌 이제 옛말?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월 4일 발표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실제 대출 보유자 중 최근 1년 내 대출을 중도 상환한 비율은 61.1%로 나타났다. 전액 중도 상환 20.6%, 일부 중도 상환 40.5%다.
돈이 생기면 대출을 우선 상향하겠다고 답한 금융소비자의 비중은 36%로, ‘빚투(빚을 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의 자산 증식’을 선택한 비중보다 1.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 20~64세 금융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최근 2~3년 전까지만 해도 빚을 내면서 투자하는 등 대출 레버리징(차입 투자)을 통한 자산 증식이 성행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투자보다 대출 상환을 먼저 고려하는 디레버리징(차입 청산)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금융소비자의 51%는 ‘향후 1년 내 가계 재정이 지난 1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부정적 예상(43%)에서 크게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적극적 투자는 주저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돈이 생기면 저축·투자보다 대출을 상환하는 게 가장 현명한 투자법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비율도 55%로 과반이 넘었다. 이에 반대하는 응답은 12.3%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의 저축과 투자 이력은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구 소득에서 고정·변동 지출과 보험료, 대출 상환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 여력이 높은 소비자는 28.1%로 전년(25.1%)보다 3%포인트 늘었다.
다만 저축 여력이 중간 수준인(30∼50%) 소비자 비중은 5.5%포인트(29.9%→24.4%) 줄었고, 저축 여력이 낮은(0%∼30% 미만) 소비자는 같은 기간 2.6%포인트(32.3%→34.9%) 높아졌다. “금융소비자의 재정 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가계 재정이 양극화되는 추세가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는 투자보다 저축 자산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금융자산 중 수시입출금·예적금 비중은 2023년 기준 45.4%로 전년(40.3%)과 비교해 5%포인트가량 늘었다. 일반적으로 저축자산 비중은 금융자산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3000만원 이상 자산 보유층 중에서도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지속 상승하며, 저축자산을 활용한 자산운용이 활발해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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