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골절 (원위 요골 골절) 의 합병증 [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

헬스조선 편집팀 2024. 1. 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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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에 손목의 골절상을 입어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치료 방침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실제로 “이대로 놔두어도 (보존적 치료로도) 어느 정도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답하기가 상당히 난감하다. 손목 골절은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관절이라, 수부만 진료하는 정형외과 의사라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서 곤혹스러운 경우가 많다.

손목은 요골과 척골, 두 개의 전완골이 수근골과 만나서 이루어지는 관절로, 회전 운동이 포함되는 점이 특징적이다. 손목 골절 중에서도 ‘원위 요골의 골절’은 가장 흔한 골절 중 하나이며, 인체에 발생하는 전체 골절 중 대략 1/6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원위 요골은 주로 넘어져서 땅을 짚을 때 혹은 손목이 직접 타격받으면서 생기는 충격으로 부러진다. 원위 요골 골절은 대부분 유합은 잘 이루어지지만, 부정 유합(뼈가 정확한 위치로 붙지 못함)을 포함하여 다양한 부작용들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손목 골절을 통깁스 혹은 보조기 등 보존적 치료를 하였을 경우,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합병증은 ‘부정 유합’이다. 부정 유합으로 인한 증상은 크게 ▲손목의 움직임이 감소하고 ▲손가락을 쥐는 파악력이 감소하고 ▲통증이 지속되며 ▲미용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등 총 네 가지 정도이다. 특히 해당 손목의 회전 운동이 감소되면 손바닥으로 세수하는 동작 혹은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치는 동작 둘 중 하나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숟가락질과 글씨를 쓰는 등의 역할을 하는 우세손(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손)에 회전 변형이 발생하면, 기능적인 저하가 심해진다. 실제로 큰 기능의 저하가 없는 기준은 각도의 변화 10~20도, 관절의 벌어짐이나 뼈의 단축이 2mm 까지다. 그래서 처음에 보존적 치료를 선택했더라도 중간에 뼈가 어긋나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

손목 골절로 부정 유합이 발생할 경우, 단순 기능적인 문제 이외에도 손목 앞쪽의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의 해부학적 모양을 변경시킬 수 있다. 0.5%부터 22%까지 다양하게 보고되긴 하나 부정 유합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손목 골절의 부정 유합 이후 지연성으로 발생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때에 따라 결국 손목터널 유리술 혹은 정중신경 유리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또한 손목 골절을 통깁스만으로 유지하면, 치료 시 부어오른 피부와 근육 등을 통깁스로 압박할 가능성이 큰데, 압박은 해당 손가락과 손 등의 복합 부위 동통 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보존적 치료는 장기간 손끝까지 고정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강직이 발생하게 되고, 상기 증후군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비타민C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지만, 통깁스로 무리하게 고정을 하는 건 여전히 해당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손목 골절을 수술로 치료한다면 앞서 말한 ‘부정 유합’ 혹은 ‘복합 부위 동통 증후군’의 가능성은 비교적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환부를 절개하는 시술방법은 감염의 위험성이 있다. 통계적으로 0.8% 정도가 수술 후 크고 작은 감염이 발생한다고 알려진다. 요즘 주로 선택하는 수술법인 ‘관혈적 정복술 및 내고정술’의 경우에는 금속판이 손목 근처의 힘줄들과 마찰이 일어나면서 힘줄의 파열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힘줄의 파열을 막기 위해 금속판의 위치를 세밀하게 조절하고 금속 나사를 너무 길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방법을 통해 힘줄 파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만약 부득이하게 금속판을 특정 부위에 위치시킨 경우라면, 수술 후 조기에 금속판을 제거해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처럼 손목의 ‘원위 요골 골절’은 비교적 흔하고 잘 유합되는 골절이다. 하지만 부정 유합이 되었을 때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무리한 압력을 줄 경우 복합 부위 동통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합병증을 줄이고자 수술을 선택한다면 금속판의 크기, 위치에 따른 주변 힘줄과의 마찰을 고려해야 하고 감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술해야 한다. 

면역 능력에 큰 저하 요소가 없는 환자라면, 수술 후 감염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주변 힘줄의 마찰을 고려하여 수술을 잘 시행해야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손목 기능을 수술 전에 최대한 가깝게 복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손목 골절이 발생했다면 수술을 할지 말지부터 수술 전·후에 집도의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따라서 손목골절로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둘 중에서 결정을 해야 할 때 손목 수술의 임상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조언을 구해 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기고자: SNU서울병원 곽상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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