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태영, ‘남의 뼈’ 깎는다”… 주말까지 자구안 촉구

최예슬 2024. 1. 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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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이 내놓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자구계획에 대해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비판하며 주말까지 채권단을 설득할 자구안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이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위해 지원하기로 한 제일 최소한의 약속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 입장에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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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이 내놓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자구계획에 대해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비판하며 주말까지 채권단을 설득할 자구안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이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위해 지원하기로 한 제일 최소한의 약속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 입장에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단 입장에서는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일가 자구계획”이라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고 질타했다.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을 두고 ‘견리망의(見利忘義·이익을 보면 의리를 잊는다)’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태영건설은 시공·시행을 한꺼번에 맡아서 하면서 1조원 넘는 이익을 얻었고, 이중 상당 부분이 총수 일가 재산증식에 기여했는데 부동산 다운턴에서는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단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태영건설은 전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 지원, 계열사 에코비트·블루원 지분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과 관련해서는 오너 일가의 급한 일에 소진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당초 약속한 1549억원 중 실제로 태영건설에 지원한 400억원도 회사가 받은 매각자금만 들어가 있고, 대주주 일가의 자금은 파킹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채권단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이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이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는 기초적인 신뢰 축적이 어렵다”고 말했다. SBS 지분과 관련해선 “SBS 지분이 아니더라도 TY홀딩스는 상장법인인 데다 가치평가도 쉽고, 오너 지분이 있으니 이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제공, 채무 부담 등은 어떠냐는 채권단의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태영건설이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을 수준의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당국은 (워크아웃 무산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건설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시장안정 조치 확대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과할 정도로 충분하게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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