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협회 "캐피털사 부동산 PF 손실흡수능력 충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에 따른 후폭풍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캐피털업계로 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여신금융협회가 4일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여신협회는 이날 "최근 캐피털 부동산PF 시장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사업여건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캐피털업계 손실흡수능력과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 캐피털사 총자본은 2022년 말 30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33조2000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해 자본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재무건전성도 개선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캐피털사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25.2%다. 총자산 대비 부동산PF 대출 비율은 2022년 말 12.7%에서 지난해 9월 말 11.2% 감소했다.

여신협회는 캐피털사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증가한 것에 대해서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이다. 요주의이하여신은 연체기간 3개월 미만의 대출금으로 잠재 부실 가능성이 있는 채권을 의미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캐피털사의 부동산PF 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6.8%를 기록했다. 2022년 말(6.4%) 대비 12.4%포인트 늘었다. 여신협회는 "지난해 9월 여신금융회사의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PF 대출 자산에 대해서는 타 대출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타 대출이면 정상으로 취급받았을 채권이 요주의로 취급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신협회는 또 "최근 여전채 시장은 매수세 강화로 국고채와의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점차 안정세"라며 "PF 리스크 증대 가능성에 대비해 높은 유동성 비율을 유지하는 등 선제적 노력도 병행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PF를 취급중인 캐피털사가 대부분 지주계 계열회사로 대주주의 지원 능력도 충분하다"면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PF 대출 연체율도 대손상각 등 리스크 관리 강화로 상승 폭이 축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신협회는 "캐피털업계는 앞으로 PF 대주단 협약, PF 정상화 지원펀드 조성 등 사업장 재구조화를 통한 정상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함께 PF 리스크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고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등 PF 리스크를 적극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