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TF 시장 순자산총액 120조원 상회…54.2% 성장
지속적인 신상품 공급과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120조원을 상회하며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121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말(79조원) 대비 54.2% 증가했다. 지난해 6월말 1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1월말에는 121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월말 기준 글로벌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가 전년 대비 19%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가파른 속도의 성장세다.
순자산총액 1, 2위 종목은 각각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6조7000억원), KODEX 200(6조6000원)으로 ETF 시장 전체의 10.9% 비중을 차지했다. 순자산총액 1조 이상 종목은 26개로 전년 대비 4개 늘었다.
지난해 신규상장 종목은 160개로 2022년에 이어 최대치를 경신했고 2023년말 전체 상장종목수는 812개를 기록했다. 신규상장 종목 중 액티브 ETF가 73개로 46%를 차지해 비교지수수익률 이상을 기대하는 투자자를 겨냥한 상품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금리 추세 지속에 따른 투자자들의 단기자금운용 수요를 반영해 양도성예금증서(CD),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미국무위험지표금리(SOFR) 등 금리형 ETF가 11종목 추가 상장됐다. 이에 따라 금리형 ETF 종목수는 지난해 3개에서 올해는 14개로 늘어났다. 이밖에 이차전지, 인공지능(AI), 테슬라밸류체인, 바이오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업종의 다양한 테마형 ETF가 상장되며 상품라인업이 확충됐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금유입은 주로 금리형 ETF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정·환매를 통해 연간 누적 자금유입 1위 종목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으로 5조8214억원이 유입됐다.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4조6670억원),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3조523억원), KODEX 24-12은행채(AA+이상)액티브(2조4419억원),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1조3426억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2000억원을 기록, 전년 2조8000억원 대비 1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6.7% 증가했다. ETF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의 33.4%로 전년(30.9%) 대비 2.5%포인트 증가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전년 대비 기관의 거래비중이 증가하고 개인과 외국인의 거래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관의 거래비중은 35.3%로 전년 대비 7.8%포인트 증가했다. 개인은 45.3%로 0.6%포인트 줄었고 외국인은 19.4%로 7.2%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ETF 평균수익률은 15.4%로, 상승종목(518개)이 하락종목(134개)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수익률 기준 상위 1위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으로 17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반기 증시 회복으로 국내외 ETF 누적수익률 상위 5위 종목은 미국 반도체, 나스닥 및 코스닥 지수의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다.
상품유형별 규모를 보면 지난해 국내외 유형에서 순자산총액과 일평균 거래대금이 모두 증가했는데 특히 KOFR, CD 등 금리 ETF의 순자산총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년과 비교해 감소해 투기적 수요는 줄고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ETF 시장은 상장종목수 4위(아시아 2위), 순자산총액 11위(아시아 4위), 일평균 거래대금 3위(아시아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상장 160개, 상장폐지 14개로 146종목이 추가돼 상장종목수는 전년 대비 1계단 상승했고 순자산총액도 1계단 상승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미국과 중국에 이은 3위를 유지했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은 지난해 지표가치총액이 13조원을 상회하고 상장종목수는 375개로 늘었다. 지표가치총액은 14조원에 육박하며 전년(9조7000억원) 대비 42.3%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연간 지표가치가 4조원 이상 증가하며 양적성장을 보였고 2018년 이후 최고 성장률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상장종목수는 전년 대비 9개 증가했는데 통화 및 채권 종목수는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주식 및 원자재 종목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ETN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589억원으로 전년(1516억원) 대비 4.8% 증가했다. 최초로 국내형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994억원)이 해외형 상품의 거래대금(595억원)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대표지수 중심으로 국내형 상품이 활발히 거래되면서 해외 원자재 중심의 시장 편중 현상이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주식·원자재 기초자산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998억원(62.8%), 502억원(31.6%)으로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식은 코스닥 시장대표지수, 원자재는 천연가스 및 원유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기관의 거래비중은 전년 대비 11.3%포인트 감소했으나 외국인 비중은 10.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ETN 평균수익률은 11.7%로, 상승종목(154개)이 하락종목(137개)보다 많았다. 지난해 누적수익률 상위 1위는 KB 레버리지 FANG 플러스 ETN(H)로 269.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 상위 5개 종목 중 1위 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천연가스 종목으로 기초자산 가격 급락에 따라 -2배율의 '곱버스'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상장폐지 종목수가 73개로 2021년(70개) 수준으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27개를 기록했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규상장은 감소한 반면 상장폐지가 증가하면서 투자수요를 중심으로 상품라인업이 개편됐다"면서 "발행사가 투자자 보유비중이 낮고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자진 상장폐지 신청하면서 상장폐지 종목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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