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이강인, 우승컵 품었다…佛 슈퍼컵 결승전 MVP도 차지

이강인(맨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파리생제르맹의 프랑스 수퍼컵 우승을 이끌었다. 파리생제르맹 입단 이후 우승을 경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AFP=연합뉴스

축구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23)이 프랑스 최강 파리생제르맹(PSG) 이적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결승 골을 터뜨리며 경기 MVP로 선정돼 기쁨이 배가됐다.

PSG는 4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수퍼컵)에서 툴루즈를 2-0으로 완파하며 우승했다. 전반 3분 만에 터진 이강인의 선제 골로 기선을 제압한 뒤 전반 44분 킬리안 음바페의 추가 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트로페 데 샹피옹은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1부리그) 우승팀과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대회다. PSG는 리그1 챔피언으로, 툴루즈는 쿠프 드 프랑스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했다. PSG는 지난 1995년 출범한 이 대회에서 최근 2년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역대 최다 우승팀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갔다.

선제골 직후 팀 동료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환호하는 이강인(왼쪽). AP=연합뉴스

이강인이 PSG의 경쾌한 질주를 이끌었다. 전반 3분 팀 동료 비티냐가 상대 지역 한복판에서 전방으로 넘긴 볼을 우스만 뎀벨레가 원터치 패스로 뿌려주자 이강인이 위험지역 정면으로 뛰어들며 왼발로 마무리했다. 앞서 정규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1골씩 기록한 이강인의 올 시즌 3호 골.

전반 35분에도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잡았다. 우렌 자이르 에메리가 크로스한 볼을 이강인이 화려한 왼발 오버헤드킥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에 가로 막혔다.

전반 44분에 터진 음바페의 추가 골에도 보이지 않게 기여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이강인이 팀 동료 브래들리 바르콜라에게 전달한 볼이 곧장 음바페에게 넘어가 슈팅으로 이어졌다.

결승골 주인공 이강인은 우승 확정 직후 경기 MVP로 선정됐다. 96%의 패스 성공률과 키 패스(결정적인 슈팅으로 이어진 패스) 1회를 기록한 그에게 소파스코어는 평점 8점을 매겼다.

프랑스 수퍼컵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경기 MVP에 선정된 이강인이 경기 종료 후 MVP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파리생제르맹 SNS 캡처

경기 후 이강인은 “(수퍼컵) 우승에 대한 열망이 컸다”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게 나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동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맹활약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강인이 유럽 무대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은 건 발렌시아(스페인) 시절이던 지난 2018~19시즌 코파 델 레이(스페인 FA컵)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발렌시아 시절엔 축구대표팀 일정과 맞물려 결승전을 뛰지 못 했다. 이번 대회 또한 아시안컵 차출 일정과 겹쳐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PSG가 “이강인은 우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인 만큼 결승전을 뛴 이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해 OK 사인을 받아냈다.

PSG 유니폼을 입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자신감을 끌어올린 이강인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5일 대표팀 전지훈련 장소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향할 예정이다. 트로페 데 샹피옹 출전 이후 충분한 휴식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6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은 건너 뛸 가능성이 높다. 축구대표팀은 이강인 합류와 함께 아시안컵 26인 최종 엔트리가 모두 모여 ‘완전체’ 형태로 마지막 담금질에 나설 예정이다.

전반 44분 음바페의 두 번째 골이 터지자 격려하는 이강인(맨 왼쪽). AFP=연합뉴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