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발 위기 고조에 증권주 '털썩' [이슈N전략]
[한국경제TV 유주안 기자]
<앵커> 앞서 태영건설과 채권단 설명회 내용 전해드렸는데, 부동산 PF 위기가 고조되면서 증권주들까지도 영향을 받는 모습입니다. 이유가 무언지 증권부 유주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증권사들의 부동산PF가 어느 정도 우려되는 상황인가요?
<기자> 증권사들은 저금리 시절에 부동산 PF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며 높은 수익을 거뒀고, 증권사별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곳도 많았습니다. 이같은 영업행태는 증권뿐 아니라 은행 보험 저축은행 캐피털도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약 6조원 정도 됩니다. 보험 43조, 캐피털 26조, 저축은행 약 10조원에 대비할 때 규모가 작고,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율은 38.7%로 상대적으로 높진 않습니다. 하지만 연체율이 업권중 가장 높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과 보험사 연체율은 1%대 또는 그 미만으로 낮지만 증권사 연체율이 무려 13.9%나 됩니다.
태영건설에서 사태가 끝나면 좋겠지만 다른 건설사나 자금시장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증권주에 켜진 경고등이 꺼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부동산PF 위기, 경고는 이미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던 상황인데 증권주들은 작년 말 랠리를 보였어요. 배경은 무엇이었죠?
<기자> 안 좋은 업황 속에서도 작년 11월 12월 증권주들의 강세가 돋보였습니다, 두달 간 증권업 지수가 약 13% 가량 오른 것인데, 금리인하 기대감이 증권주 상승의 주 배경으로 꼽힙니다. 연말 강한 산타랠리가 펼쳐지며 주식시장과 거의 같이 가는 증권주들이 좋은 흐름을 보였던 것.
다만, 새해 들어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나쳤나?' 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새해 두번째 거래일이었던 3일 주식시장에서 부동산 PF 우려가 큰 한국금융지주,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증권 등뿐 아니라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기반의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들도 하락을 면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증권주 랠리는 이렇게 끝난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기자> 작년 금리 변동성이 지속되며 트레이딩 손실, 일부 증권사들 주가조작 사건 여파로 미수금 대량 발생. 국내외 투자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충당금 확충 등 많은 악재 속에서도 주가는 오히려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증권업종을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시각은 엇갈립니다. 기대치는 내려가고 있지만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 및 운용손익 개선 등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여기에 증권주들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낮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주요 증권사들 다수가 작년말, 올해초 최고경영자를 교체하는 등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부실이 될 수 있는 걸 작년 4분기로 다 털고 1분기부터는 수치상으로도 한결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섹터 대비 증권주를 매력적으로 보긴 어렵다, 국내 부동산PF뿐 아니라 해외부동산 업황 바닥을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있습니다.
IBK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우도형 연구원), 국내 증권사들의 국내 부동산PF와 해외 부동산 대출 만기가 올해부터 본격 돌아옵니다. 본PF 기준 만기 규모 작년 2조3천억원 이었는데 올해 4조8천억원, 내년에도 5조원 넘게 만기를 맞게 되고요, 해외 대체투자 차원에서 보유비중을 늘려놓은 상업용부동산 대출 만기도 작년 1조6천억원 이었는데 올해 2조원이 넘고 내년과 후년에도 각각 9천억원, 1조6천억원 등의 만기가 돌아옵니다. 이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업황이 좋아지지 않으면 손실 인식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주안 기자 ja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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