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결승골' 이강인, 트로페 데 샹피옹 MOM 수상→트로피 안고 클린스만호 합류

김정현 기자 2024. 1. 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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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PSG에게 시즌 첫 트로피를 안긴 이강인(22)이 대회 공식 MVP로 선정되는 겹경사를 누렸다. 그는 두 개의 트로피를 품고 이 기운 그대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합류한다. 

PSG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린 툴루즈와의 2023-2024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결승전에서 이강인의 결승 골로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강인은 결승 골로 이날 경기 공식 맨 오브 더 매치(MOM)가 됐다. 

이강인은 경기 직후 방송사 플래시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어서 이날 매치볼에 사인을 남겼다. 그런 뒤, 경기를 주최한 프랑스축구연맹(LFP)이 선정한 공식 MOM 트로피를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트로페 데 샹피옹은 지난 1995년 재창설된 대회로 1955년 챌린지 데 샹피옹이란 이름으로 시작했었지만, 1973년을 끝으로 잠시 멈췄다. 그러다 1995년 현재 리그연맹 체제에서 다시 창설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 시즌 리그1 우승팀과 쿠프 드 프랑스 우승 팀이 단판 대결로 우승팀을 가린다. 

PSG는 이번 경기 전까지 역대 15번을 출전해 총 11회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PSG는 직전 2022-2023시즌도 우승을 차지했다. 툴루즈는 단 한 번 출전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강인은 이날 전반 3분 만에 우스망 뎀벨레의 도움을 받아 선제 골을 터뜨려 결승 골의 주인공이 됐다. 뎀벨레가 우측면을 침투하며 툴루즈의 뒷공간을 허물었고 곧바로 오른발로 컷백 패스를 했다. 이를 이강인이 중앙으로 들어 오면서 슈팅으로 연결했고 상대 골문 왼쪽 하단을 정확히 찔렀다. 

이강인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맹활약했다. 이강인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1골과 슈팅 2개, 기회 창출 1회, 패스 성공률 96%(47/49), 상대 박스 안 터치 2회, 드리블 성공률 100%(2/2), 롱패스 성공률 67%(2/3), 지상 볼 경합 성공 57%(4/7)를 기록하며 공수에 걸쳐 많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강인은 PSG 입단 후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개인 커리어로는 지난 2018-2019시즌 발렌시아 소속으로 달성한 코파 델 레이(스페인 FA컵) 우승 이후 5년 만의 트로피다. 당시 그는 17세로 아주 어린 나이였지만, 이제는 어엿한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RCD마요르카 소속으로 스페인 라리가에서 맹활약하면서 2023/24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리그1 챔피언 PSG로 이적했다. PSG는 마요르카에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13억원)를 지불하면서 이강인과 2028년 6월까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로 가장 큰 수혜를 본 건 당연히 전 소속팀 마요르카다. 2년 전 라리가 발렌시아에서 이적료 없이 이강인을 데려왔던 마요르카는 이강인을 통해 무려 300억원 넘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됐다.

이강인 역시 그간 적은 연봉의 설움을 씻어내며 돈방석에 앉게 됐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연간 50만 유로(약 7억1200만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PSG와 새 계약을 맺으면서 연봉이 400만 유로(약 57억원)로 8배 급등했다.

또한 이강인은 마요르카 입단할 때 계약금을 포기하는 대신 향후 클럽을 떠날 때 발생하는 이적료 20%를 받기로 팀과 약속한 적이 있다. 따라서 마요르카는 이강인에게 2200만 유로의 20%인 440만 유로(약 63억원)을 줘야 한다. 이 조항 하나로 1년 치 연봉이 넘은 금액을 한 번에 받게 된 것이다.

이강인은 PSG와 5년 계약기간을 지키기만 해도 총 300억원의 거액을 수령하게 된다.

한국 축구 팬들도 이강인의 PSG 이적 소식에 환호했다. PSG는 프랑스 리그1 최고의 클럽이자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매 시즌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등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세계적인 강팀이라 이강인의 PSG 이적은 한국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다만 마요르카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이강인은 빅클럽에 입성함에 따라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고, 설상가상으로 합류하자마자 부상도 2차례 입으면서 출전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부상에서 돌아온 시기엔 곧바로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웠다.

다행히 대표팀 일정은 결과적으로 이강인에게 득이 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군 복무 면제를 받았고, 10월 A매치 기간 중 '튀니지-베트남' 2연전에서 총 3골을 터트리며 경기력과 자신감을 모두 끌어 올렸다.

PSG로 금의환향한 이강인은 지난 10월 26일 홈에서 열린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라운드 때 마침내 팬들이 기다리던 시즌 마수걸이 득점포를 터트렸다. 후반전 교체로 나온 이강인은 PSG가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44분 팀의 3번째 득점을 터트리며 스코어 3-0을 만들었다. 이 득점으로 이강인이 PSG 입단 후 5경기 만에 기념비적인 데뷔골을 맛봤다.

교체로 나와 득점까지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강인은 곧바로 다음 경기인 리그 10라운드 브레스트 원정에서 선발로 출격했다. 자신감과 경기력이 오를대로 오른 이강인은 멋진 아웃프런트 패스로 음바페의 득점을 도우면서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이후 이강인은 지난달 3일 프랑스 입성 후 처음으로 리그1 사무국이 선정한 2023/24시즌 10라운드 베스트 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경기에서 연달아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인정을 받기 시작한 이강인은 마침내 리그에서도 1호골을 터트리며 명실상부 PSG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 했다. 11라운드 몽펠리에와의 홈경기에서 멋진 선제골을 터트리며 3-0 완승에 일조했다. 이때 이강인이 터트린 리그1 데뷔골은 PSG와 리그1 11월 이달의 골장면으로 뽑혔다.

이강인의 활약상과 인기는 PSG를 놀라게 했다. PSG는 지난 3일 리아브르와의 리그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한글 유니폼을 입고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PSG가 사전에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엔 이번 시즌 흰색 유니폼에 이강인은 물론이고 킬리안 음바페 등 다른 선수들의 한글 이름도 표기됐다.

PSG 이번 결정은 이강인 합류 이후 한국 팬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팬서비스 차원이다. PSG에 따르면 이강인이 영입된 2023/24시즌 들어 홈구장에서 PSG 경기를 관람하는 한국 팬이 20% 증가했다. 아울러 PSG SNS 엑스(X·옛 트위터) 한국인 팔로워도 2만2000명, 네이버상 팔로워는 3만5000명 이상 늘었다.

사실 PSG가 이강인의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영입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팬 유입을 기대하긴 했으나 이 정도일 거라곤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은 최근 소르본 대학 강연에서 "난 이강인 영입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재무 파트에서 내게 (이강인 영입에) 특정 금액을 초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며 이강인이 좋은 선수지만 이적료를 펑펑 쓸 만큼의 선수는 아니고, PSG의 유럽축구연맹(UEFA) 파이낸셜페어플레이(FFP) 제약이 있었음을 알린 뒤 "축구적 관점에서 보면, 난 정말 이강인을 좋아한다. 그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원했던 선수에 부합한다. 하지만 (이강인 영입이) 아시아 마케팅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PSG는 그 만큼 이강인의 기량과 더불어 마케팅적 폭발력에 놀란 모습인 셈이다. 이번 한글 유니폼 제작도 이강인으로 유입된 한국팬들의 충성심을 확실히 다져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PSG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온 팬들의 관심이 높아져 파리가 국내 축구 구단 중 세 번째로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구단이 됐다"고 자랑했다.

이어 "PSG 한국 내 인기 상승은 지난 7월 오픈한 서울 공식 스토어의 상업적 성공으로 측정할 수 있다"며 "한국은 이제 이커머스(e-commerce) 측면에서 PSG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PSG를 넘어 프랑스 1부리그인 리그1도 이강인의 엄청난 스타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공격수로 PSG의 간판 스타인 킬라인 음바페보다 이강인이 유니폼이 더 많이 팔렸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리그1은 "이강인 유니폼이 음바페보다 더 많이 팔렸다. PSG는 진정한 슈퍼스타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조명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관광객들이 PSG의 경기장에 몰려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아시아에서 PSG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라고 감탄했다.

이적한지 반년 만에 이강인은 PSG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며 팀의 중요한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리그1은 지난 23일 음바페와 함께 있는 이강인의 사진을 올리며 "PSG의 미래는 밝다"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휴식기 중 13년 만에 자국에서 열린 트로페 데 샹피옹을 위해 클린스만호 합류도 뒤로 미루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직접 결승 골을 터뜨리며 열망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챙겼다. 

이강인은 오는 1월 13일부터 시작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이미 2일 전지 훈련지인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에 합류해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KFA)와 협조 후 현지시각 5일 오전 아부다비에 도착하는 이강인은 이제 새로운 열망을 드러낼 차례다. 지난 1960년 이후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한국은 오는 6일 오후 10 아부다비에 있는 뉴욕대학교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대회 전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서 요르단, 바레인, 말레이시아와 경쟁한다. 오는 15일 오후 8시 30분 바레인과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E조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1월 20일 오후 8시 30분 알투마마 경기장에서 요르단과 격돌하며, 1월 25일 오후 8시 30분 알 자누브 경기장에서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와 붙어 조별리그를 마친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환송식에서 "꼭 64년 만에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과 아시안컵을 들어 올리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 

GK : 김승규(알 샤바브) , 조현(울산), 송범근(쇼난 벨마레)

DF : 김영권(울산) ,김민재(뮌헨), 정승현(울산), 김주성(서울), 김지수(브렌트퍼드), 설영우, 김태환(이상 울산), 이기제(수원), 김진수(전북)

MF : 박용우(알 아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이순민(광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PSG),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 양현준(셀틱)

FW :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 

◆ 클린스만호 전적 및 일정

2023년 3월24일 친선경기 / 한국 2-2 콜롬비아(울산문수축구경기장) 득점 : 손흥민(2골)

2023년 3월28일 친선경기 / 한국 1-2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 득점 : 황인범

2023년 6월16일 친선경기 / 한국 0-1 페루(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2023년 6월20일 친선경기 / 한국 1-1 엘살바도르(대전월드컵경기장) 득점 : 황의조

2023년 9월8일 친선경기 / 한국 0-0 웨일스(영국 카디프)

2023년 9월13일 친선경기 / 한국 1-0 사우디아라비아(영국 뉴캐슬) 득점: 조규성

2023년 10월13일 친선경기 / 한국 4-0 튀니지(서울월드컵경기장) 득점 : 이강인(2골) 황의조 자책골

2023년 10월17일 친선경기 / 한국 6-0 베트남(수원월드컵경기장) 득점 : 김민재 황희찬 손흥민 이강인 정우영 자책골

2023년 11월1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 5-0 싱가포르(서울월드컵경기장) 득점 : 조규성 황희찬 손흥민 황의조 이강인

2023년 11월21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 3-0 중국(중국 선전) 득점 : 손흥민(2골) 정승현

2024년 1월6일 친선경기 / 한국-이라크(UAE 아부다비)

2024년 1월15일 2023 아시안컵 / 한국-바레인(카타르 도하)

2024년 1월20일 2023 아시안컵/ 한국-요르단(카타르 도하)

2024년 1월25일 2023 아시안컵/ 한국-말레이시아(카타르 도하)

2024년 3월21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태국

2024년 3월2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태국

2024년 6월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싱가포르

2024년 6월11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중국

사진=Reuters,AP,EPA,AF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PSG, 리그1,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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