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채권단 ‘신뢰’ 못찾으면 법정관리 현실화

신재희,강창욱 2024. 1. 4.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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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개최된 태영건설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설명회는 채권단과 태영건설 간 명확한 인식 차를 확인한 자리였다.

91세 고령의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 회장이 눈물로 '태영건설 회생'을 호소했지만 채권단 반응은 싸늘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건설은 기존에 알려진 자구책 수준 외에 사재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등 새로운 '한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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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설명회 명확한 인식차
사재출연·SBS 매각 등 ‘한방’ 없어
産銀 “강력 자구안 제출 종용 예정”
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태영건설의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태영건설 관계자가 취재진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윤웅 기자


3일 개최된 태영건설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설명회는 채권단과 태영건설 간 명확한 인식 차를 확인한 자리였다. 91세 고령의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 회장이 눈물로 ‘태영건설 회생’을 호소했지만 채권단 반응은 싸늘했다. 1차 채권자 협의회가 열리는 오는 11일까지 태영이 채권단의 신뢰를 되찾지 못하면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건설은 기존에 알려진 자구책 수준 외에 사재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등 새로운 ‘한방’이 없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채권단 설명회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태영 측이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채권단의 원만한 협조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매우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회장은 다시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나머지 시간은 자구안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태영건설이 어떤 회사인지 설명만 했다”고 지적했다. 700여명이 모인 이날 설명회에선 태영 측 설명이 실망스럽다며 자리를 뜬 참석자가 속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건설이 ‘뼈를 깎는’ 자구안을 낼 생각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양윤석 미디어정책실 전무는 사재 출연에 대해 “준비하고 있고,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규모는) 채권단에 설명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자회사 SBS 매각과 관련 양 전무는 “당연히 방법론으로 제시될 수 있지만 허가 사업자라 방송법 등 법적 제약이 많다”면서도 “남은 기간 채권단이나 주채권은행(산업은행)에서 말씀을 주시면 충분히 검토해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태영 측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사회적 손실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히려 채권단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양 전무는 “티와이홀딩스가 어려움을 겪으면서까지 태영건설을 살리려고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이해관계자분도 많고 사회적 파장도 큰 기업이라 어떻게든 살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영건설이 1차 채권자 협의회까지 변화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선택지만 남게 된다. 워크아웃은 채무를 조정하고 기업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법정관리는 금융 채권은 물론 일반적 상거래 채권까지 모든 채무를 동결하고 추가 자금 지원도 없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분양 계약자와 500여개 협력업체의 대규모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태영건설 사태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첫 번째 도미노인 만큼 태영건설이 쓰러지는 순간 위기가 일파만파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강 회장은 산은의 ‘플랜B’가 있냐는 질문에 “워크아웃이 채권단과 태영의 이익을 공동으로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자구계획안을 제출할 것을 다시 종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강창욱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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